장관급 출신 영향력 주목보험료 인하 등 과제 산적
손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6일 오후 5시 3차 회의를 열어 김용덕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오는 31일 총회를 통해 신임 손보협회 회장으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1974년 제1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행시 25회 출신인 최종구 현 금융위원장보다 10기수 선배다.
1990년대 재무부 경제협력국 과장,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등을 거쳐 2000년대 초 재정경제부 국제담당 차관보로 재직했다. 이후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뒤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전직 장관급 인사인 만큼 향후 금융당국과의 소통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김 내정자를 낙점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올 들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손의료보험료 등 보험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국내 상위 4개 손보사는 지난 8월 개인용,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잇따라 인하했다. 손해율 하락에 따른 손익 개선과 향후 손해율 추이를 감안한 결정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일명 ‘문재인 케어’의 영향으로 내년 실손보험료 인하도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를 모두 급여 또는 예비급여를 통해 급여화하는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보험사의 실손보험료 인하 여력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협의체의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미 내년 실손보험료 인하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손보업계 내부에서는 정부 대책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되는데, 당장 내년부터 실손보험료를 낮추라는 압박에 대한 불만이 거세다.
최근에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카드수수료 인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드업계를 위한 선물에 희생양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최흥식 원장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통해 보험료 카드 결제 확대를 우선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전체 보험료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신용카드 납입액을 늘리겠다며 보험업계에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 내정자가 이 같이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손보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지 주목된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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