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거래소 위원장 낙마 소식에 당혹 ‘관료출신’ 향한 부정적 여론 기류 변화 임원인사·조직개편 일정에 타격 불가피“현안 산적···조속한 인사 필요” 지적도
금융권에서 차기 수석부원장 자리를 놓고 논쟁이 불거지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당초 이달 중으로 계획했던 부원장과 부원장보 등 임원 인사가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강력하게 추진하던 내부 혁신작업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력한 금감원 수석부원장 후보로 지목되던 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검증 과정에서 낙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임원 인사는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청와대에서도 검증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이해선 위원장의 낙마는 금감원 안팎에서 확산되는 관료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감원 노조는 공식 성명에서 이 위원장과 유광렬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직접 거론하며 차기 수석부원장에 정부 출신 인사를 앉혀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채용비리의 근원인 ‘모피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 같은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이달말, 늦으면 12월초에나 금감원 임원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수석부원장 1명과 부원장 3명, 부원장보 9명 등 총 13명의 전원 교체가 확실시 되고 있어 적격성 심사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의 발언을 통해서도 이 같은 상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날 최 원장은 ‘인사·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조만간’, ‘대대적 임원인사’라는 표현만 강조했을 뿐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수석부원장 하마평과 관련해서도 “지금으로서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겠다”면서 “저희가 추천한 사람이 어떠한 결과를 받을지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석부원장의 인사가 늦춰지면서 인사는 물론 업무 마비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한 달째 수석부원장 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각종 현안 해결이 늦춰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예산·수당 편성, 제재심의 등에 대한 결정 역시 지연되고 있다.
또 수석부원장이 정해지지 않는다면 부원장보 인사도 자연스럽게 미뤄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 측이 12월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조직개편도 마찬가지다.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초대형 IB(투자은행) 사업을 추진하는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적이다. 단기금융업 인허가 진행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하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수석부원장 부재를 이유로 판단을 미루고 있어서다.
외부에서는 금감원과 금융권 전반에 산적한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임원인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이 위원장의 낙마 소식 후 수석부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은행담당 부원장으로 양현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전 금감원 부원장보)과 이석근 신한은행 상임감사위원(전 금감원 부원장보)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들이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감원 인사는 상당 기간 지체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갑작스런 기류 변화로 내부에서도 임원인사 지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면서 “금감원으로서는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한 만큼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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