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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으로 건너간 고위 관료들

[공정위-김앤장 戰雲]김앤장으로 건너간 고위 관료들

등록 2017.12.05 07:53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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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공정거래팀 고문 90%가 ‘공정위 출신’공정위 방문자수, 전체 로펌 중 40%이상 차지 5대 로펌 공정거래팀 구성원도 전관이 15%

김앤장으로 건너간 고위 관료들 기사의 사진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적절한 자료를 근거로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감경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위 내부의 전관예우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공정위 퇴직자들의 전관예우·사건청탁 등이 로펌과 무관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로펌으로 이직한 관료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뉴스웨이가 로펌 김앤장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정거래팀 구성원을 분석한 결과, 김앤장 공정거래팀 고문 11명 중 10명이 공정위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에는 부위원장, 상임이사 등 고위직급이 상당수 달했다.

국내 5대 대형 로펌(김앤장·광장·세종·태평양·화우)에도 공정위 출신들이 즐비하다. 이들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정거래팀 구성원의 이력을 보면 총 367명 가운데 공정위 출신은 52명(14.2%)에 달한다. 공정위 출신 인사들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로펌에서 고문이나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행법상 공정위 퇴직 공무원의 로펌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그동안 전관예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이 ‘친정’에 입김을 불어 넣어 로펌과 계약한 대기업에 대한 처벌을 완화 또는 무마하거나 각종 조사 관련 정보를 흘려 줄 개연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앤장으로 건너간 고위 관료들 기사의 사진

실제 최근 재판에선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2015년 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으로 생긴 순환출자 고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동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 고문은 당시 전화에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그룹이 처분해야 할 삼성물산 주식 수를 줄여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고문은 2009년 공정위 부위원장 및 위원장 직무대행을 역임한 ‘전관’이다.

지난해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이 제출받은 2만2000여건의 공정위 출입기록을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16년 7월까지 로펌 관계자는 4262회 공정위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김앤장은 1869회를 방문해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업무상 질의응답 등의 문의로 대형 로펌의 공정위 방문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나, 그 횟수가 전체 로펌 방문의 40%에 해당해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는 공정위가 유독 김앤장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공정위 신뢰회복 토론회에서 최전남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공정위 패소사건 중 72%가 3개의 대형로펌(김앤장 42%, 율촌 15%, 태평양 14%)에 집중돼 있다”며 “근본적으로 4급 이상의 고위공무원들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승인을 통해 대기업, 대형로펌으로 진출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정위 운영지원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순실 게이트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여년간 공정위 퇴직자들의 대기업 재취업을 알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대기업 측의 요청이 있으면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희망하는 직원을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위 직원의 고문직 취업은 약 20년 정도 됐다”고 진술했다.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은 사실상 공정위 내 재취업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 전 부위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재취업 대상자) 본인의 희망을 받아 인사과장(운영지원과장)이 해당 기업에 알아보고 부위원장과 위원장에게 보고한다”며 “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등 약 20개 대기업이 해당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김 전 부위원장의 ‘재취업 알선’ 특검 진술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에는 운영지원과에서 퇴직자들의 대기업 재취업 알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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