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5건, 하나금융 7건 각각 ‘경영유의’ 조치 승계절차 개선하고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보완해야하나금융엔 ‘리스크 관리 기능의 독립성’ 지적도
14일 금감원은 경영실태 평가를 통해 KB금융(5건)과 하나금융(7건)에 각각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대체로 비슷한 평가가 나왔으나 하나금융은 리스크관리 등까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KB금융보다 더 많은 개선사항을 전달받게 됐다.
이번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공통적으로 지적받은 내용은 ▲승계절차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평가절차 개선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내실화 등이다.
먼저 금감원은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하니 이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는 인물은 위원회에서 관련 의결을 제한하는 등 후보군 선정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후보군의 경우 그룹핵심포지션 담당임원과 핵심인재 후보군 중에서 탐색하도록 돼 있으나 개념이 불투명해 자의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고 외부후보군은 주로 이사회지원부서가 탐색하다보니 투명성이 떨어진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KB금융에 대해서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의 운영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잠재후보군 등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이 의결에 참여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회장 후보자군에 포함됐거나 유력한 인물은 위원회에서 의결을 제한해야 한다고도 권유했다.
사외이사 선임·평가 절차와 관련해서는 두 곳 모두에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다. KB금융에는 사외이사를 평가할 때 현 회장을 평가자에서 제외하고 권한을 이사회 또는 이사회 내 위원회에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에 대해서는 이사회지원부서가 요건에 맞춰 후보를 추천하고 있음에도 탐색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개선을 요구했다.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에 대해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에 똑같은 지적사항이 나왔다. 후계자 육성프로그램이 일반적인 경영진 연수·교육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고 사후 검증하는 절차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리스크 관리 기능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받았다. 경영관리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KEB하나은행장 겸직)이 지주사 사내이사로서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독립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KB금융은 ▲직책·조직 신설시 사전 검토 강화 ▲시너지 성과평가 관련 장기지표 반영 하나금융은 ▲감사위원 자격 요건 검증 강화 ▲경영발전보상위원회 운영 미흡 등의 경영유의 조치를 각각 전달 받았다.
경영유의사항은 제재가 아니며 금융회사에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이와 관련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배구조법에는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CEO 승계 프로그램을 규범화해서 운용하도록 명시돼있는데 각각 내규는 갖췄지만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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