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유지정의선 경영승계와 연결돼 복잡 다단MK, 결정해야···재계선 연내 해결할듯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대기업 집단의 경젱력 남용을 억제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힘쓰겠다며 대기업들에게 연말까지 자발적 개혁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1차 데드라인이 경과하자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인 2차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롯데와 효성, 태광그룹 등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현대차는 요지부동이었다. 재계에선 1차 데드라인에 맞춰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대차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만한 뾰족한 수를 마련하진 못했다.
그 사이 정부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김상조 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을 겨냥해 출자전환을 통해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지배권을 유지하는 관행해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0.78%를,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의 33.88%, 기아차가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보유하는 구조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다수는 현대모비스가 대주주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지분 5.2%, 현대모비스 지분 6.95%, 현대글로비스 지분 6.71%, 현대제철 11.81% 등을 보유하며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을 각각 2.3%, 1.7%이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 현대위아 1.95%를 보유 중이다.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10% 안팎의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모양새다.
때문에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낼 경우 그룹 지배력 약화는 물론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순환출자 해소와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경우 지주사 설립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대차그룹 내 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정 부회장이 기아차가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16.8%를 매수해 순환출자 구조를 끊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4조5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승계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각각 보유 중인 비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더라도 쉽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지배구조 개선을 마냥 미루긴 어렵다. 이미 삼성그룹이 승계 관련 잡음을 낸 전례가 있으며 주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칫 오너일가의 도덕성 문제가 거론돼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압박과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도 현대차에겐 부담이다.
20대 국회에선 지주회사 규제 강화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여러 건 상정돼 있다. 여기엔 자회사·손자회사 소유규제 상향, 지주회사 지분요건 판단 기준 강화,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 활용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시장과 재계에선 조만간 정몽구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방향을 정할 것이라 예상했다. 올해 내 지주회사 전환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소나타, 제네시스 등 전략적인 차종을 내년부터 출시하며 실적 반전을 노릴 것으로 판단되는데 경영진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내년보다는 올해 안에 지배구조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기아차는 현대모비스를 매각해 대규모 현금을 마련할 수 있고 이는 기술개발 등 주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