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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신규 사외이사 면면 들여다보니···‘법조계·참여정부 이력’ 눈길

하나금융 신규 사외이사 면면 들여다보니···‘법조계·참여정부 이력’ 눈길

등록 2018.03.06 16:33

수정 2018.03.07 10:1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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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박시환 등 5명, 사외이사 후보 추천‘1인 사내이사 체제’ 복귀에 사외이사 늘려 법조계·학계 출신 전면에···진보성향 인사도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사외이사 5명을 신규 선임하는 대대적인 물갈이로 김정태 회장의 ‘3기 경영체제’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사내이사 축소와 함께 정원을 1명 늘려 총 8명으로 꾸린 이번 사외이사진에는 법조계와 관료, 학계 출신이 고루 포진된 게 특징이다.

6일 하나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후보 자격 검증을 통해 2018년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와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 회장과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5명이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또 박원구·윤성복 이사는 재선임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합류한 차은영 이사는 2019년 주주총회까지 남은 임기를 간다. 이로써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는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다. 당국의 경영유의 조치 이행을 위해 김병호 지주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한 것에 따른 보완조치로 풀이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사회로부터 추천받은 인물 중 법률 전문가가 2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바로 윤종남 이사회 의장이 후보로 제안한 박시환 교수와 백태승 회장이다.

먼저 1952년생인 백태승 회장은 연세대학교 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1980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이래 금융감독원 규제심사위원장과 서울서부지법 조정위원, 연세대 법학과 교수를 거친 법률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박시환 교수(1953년생)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와 대법원 대법관을 역임한 뒤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임 중인 법률전문가다. 회사와 금융규제 관련 동향에 전문적인 지식과 높은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고 회추위 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임기 만료로 사외이사직을 물러나는 윤종남 의장을 대신해 법률적인 부분을 책임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으로서도 이사진에 법조계 인사를 2명으로 늘림으로써 든든한 조력자를 얻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앞으로의 현안을 염두에 둔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일단 김 회장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한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과 ‘정유라 부정대출’ 의혹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채용비리와 물티슈 납품업체 특혜, 중국 사업 부실투자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와 관련이 깊은 인물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 관료 출신 김홍진 후보가 대표적이다. 공군사관학교 졸업이라는 이색 경력을 보유한 그는 2004년부터 2008년 사이 재정경제부 감사담당관과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참여정부 시절에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박시환 교수와 백태승 회장도 진보성향 인사에 가깝다. 박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대법관에 임명됐고 백 회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과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말 연세대학교 교수로서 시국선언에 동참한 바 있다.

때문에 외부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온 하나금융 측이 사외이사 추천을 계기로 정부에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아울러 함께 후보로 추천된 양동훈·허윤 후보는 각각 회계·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선정 배경에는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양 후보는 동국대 회계학 교수와 한국회계학회장을 겸직 중이며 한국은행을 거쳐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선임연구원,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허윤 후보는 2015년부터 KEB하나은행 사외이사직을 수행 중이며 금융위 금융발전심의위원,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을 거쳤다.

이날 추천된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지난달 2일 이사회를 열어 김정태 회장을 사추위원에서 제외한 바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구성을 위해 외부자문기관(Search Firm)으로부터 후보군을 추천 받아 엄격한 자격 검증을 거쳐 후보자를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윤종남 이사회 의장과 송기진·양원근·김인배 이사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하나금융 사외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이사직을 맡을 김인배 이사를 제외한 세 사람은 이달 23일 주주총회 전후로 하나금융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다.

특히 이들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일원으로서 김 회장의 세 번째 연임을 확정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 재신임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끝내 회사를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3기 경영체제 돌입에 앞서 김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앙금이 아직 풀리지 않은 가운데 김 회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한 이들이 이사회에 남아있으면 관계 개선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윤종남 위원장의 경우에는 작년말 당국의 하나금융 인사개입 논란이 빚어졌을 당시에도 “금융당국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금융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는 작심 발언으로 지원사격에 나섰으나 오히려 긴장감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윤종남 의장의 퇴임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면서 “다만 본인의 의사가 반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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