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원 안팎 미니추경 가능성···활용 가능 세계잉여금 2조원 수준기금 여윳돈도 투입해 재정 부담 최소화추경 요건 충족 여부 쟁점 될 듯
청년 고용이 수년째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코 세대가 대거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고용 상황은 그야말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가 내세운 추경 편성 이유다.
하지만 현 상황이 국가재정법상 추경을 긴급하게 편성해야 할 ‘대량실업 우려’에 해당하는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추경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추진하는 두 번째 추경이다.
특히 이번 추경은 오는 4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조기 추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1분기에 편성된 추경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1999년 두 차례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등 세 차례뿐이었다.
이번 추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이 주된 목적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후보 시절 공약했던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위한 11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해 집행된 추경은 우리나라가 3년 만에 3%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일자리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청년(15∼29세) 실업률은 역대 최악이었던 2016년(9.8%) 수준에서 멈췄고 한국GM 공장 폐쇄, 에코 세대의 고용시장 대거 진입 등 크고 작은 악재만 쌓이고 있다.
정부가 올해 1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추경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런 배경과 관련이 깊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을 위해 전년에 더 걷힌 세입과 세출 불용액의 합계인 세계잉여금, 기금 등을 우선 사용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11조3000억원으로 이중 세출이 특정된 특별회계 1조3000억원을 제외한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0조원 수준이다.
이중 추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교부세·교부금 정산분 약 6조원, 공적자금·채무 상환분 약 2조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2조원 정도다.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기금도 추경에 앞서 먼저 재원으로 검토된다.
계속되는 세수 호조세로 올해 예상되는 초과 세수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담긴 세제 지원으로 초과 세수 규모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시행되면 청년 세제 지원으로 소득세 1700억 원 등 총 8000억 원 정도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은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면 이번 추경은 4조∼5조 원 수준의 미니 추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추경 규모가 10조 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리는데 그런 규모는 아닐 것”이라며 “규모는 정밀히 산정해서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세운 이번 추경 편성 근거가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발생,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의 변화·경제협력과 같은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에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상황이 추경 요건 중 ‘대량실업의 우려’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4년간 에코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등 인구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청년 고용 상황은 이미 수년간 좋지 않았고 에코세대의 노동시장 진입도 이미 예견된 만큼 인구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본예산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은 일차적으로 민간의 영역인 만큼 재정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제·재정 지원에 앞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규제 개혁 등에 청년 일자리 대책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추경을 편성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점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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