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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R 접어든 금감원 vs 하나금융 전면전···검찰 수사에 운명 갈린다

2R 접어든 금감원 vs 하나금융 전면전···검찰 수사에 운명 갈린다

등록 2018.04.03 18: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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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서 32건 추가 발견···경영진 연루 정황‘추천인 (회)’, 회장으로 추천되나 확인은 못해 하나금융 “사실 무근···검찰서 적극 소명할 것” “청탁받은 사람 아닌 청탁자 가려내야” 지적도

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그룹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을 사퇴로 내몰은 2013년의 채용비리 의혹을 놓고 또다시 맞붙었다. 금감원이 고강도 검사를 통해 김정태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 지배구조 이슈와 금감원장 낙마 사태를 거치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모양새다.

하나금융 측이 적극 부인하는 가운데 금감원이 사법당국에 검사 결과를 넘기면서 향후 채용비리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검찰 측 판단에 따라 어느 한 쪽은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특별검사를 통해 총 32건의 채용비리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부터 최 전 원장이 연루된 채용비리를 확인하고자 특별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시 최종 합격자 229명 중 은행 내외 주요 인사의 추천, 최종 면접에서의 순위 조작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가 3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검사 결과의 핵심은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추천내용에 ‘김○○(회)’로 기재된 내용이 있었는데 ‘김○○’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재직하던 김 모 전무로 파악되며 ‘(회)’라는 문구는 당시 지주 회장이던 김 회장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함□□대표님(◇◇시장비서실장 ▽▽▽)’으로 표기된 지원자도 합숙면접 점수 미달에도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결과 ‘함□□’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를 맡아보던 함영주 행장, 지원자는 ‘◇◇시 시장 비서실장 ▽▽▽’의 자녀로 각각 확인됐다.

이밖에 ‘짱’으로 표시된 지원자 6명 중 4명이 합격했는데 ‘짱’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장을 역임하던 김종준 전 행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 과정에서 당사자는 아들 친구 2명과 △△금융지주 임원의 부탁으로 △△은행 직원 자녀 2명을 추천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회장이 채용비리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는 금감원조차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브리핑에서 ‘(회)’가 김 회장이냐는 질문에 “인사 담당자가 회장 또는 회장실로 추정된다고 말했지만 김 회장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회장이 특정 인물을 추천한 사실은 없고 함 행장의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니 해당 시정에 입점한 지점장이 추천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해명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적발된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소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금감원과 하나금융 측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면서 향방은 검찰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현재 서울서부지검은 금감원이 앞서 파악한 하나은행의 2015~2016년 채용비리 의혹 11건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검사가 사실상 김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놓고 감독당국이 실명을 거론한 게 다소 이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금감원은 최 전 원장의 의혹에 대해서는 서류전형 점수가 418점으로 합격선인 419점보다 1점 부족했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 합격했다는 단 한 건의 사례만 공개했다. 아울러 금감원 직원의 추천을 받았다는 2건과 관련해서는 추천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애초에 청탁자가 비리의 단초를 제공했음에도 금감원의 검사가 청탁받은 인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청탁자를 확인하지 못한 반쪽짜리 검사로 과연 사실관계를 증명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번 발표는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면서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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