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 넘어설 수익성 확보 시급노조 등 내부 조직 안정화도 과제당국과의 얽힌 실타래도 풀어내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서 ‘제1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참석한 주주의 84.6%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그에 대한 사내이사 추천안이 가결됐다.
이로서 지난 1월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에 선정된 이번 주총을 거쳐 김 회장은 연임을 최종 확정지었다. 그는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김 회장으로서는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평이다.
먼저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가장 큰 숙제로 수익성 확보를 꼽는다. 하나금융이 지난 2017년 사상 최대 규모인 2조368억원(연결기준)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경쟁 금융그룹인 신한금융(2조9179억원)이나 KB금융(3조3119억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경영전략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김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내외적으로 협업을 강화해 자산운용, 신탁, IB, 글로벌, 미래금융, 비은행부문 등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연임 과정을 거치며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도 중요하다. 회추위가 회장 후보군을 꾸리기 전부터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해온 하나금융 노조는 주총이 끝난 이날도 그를 향한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이 같은 대립구도가 계속될 경우 경영에도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외부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결 방법으로는 숙원 과제로 지목되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짓는 일이 거론된다. 이를 의식한듯 김 회장은 올해도 그룹의 화합과 협업에 대해 강조해왔다.
당국과의 악화된 관계를 해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말부터 지배구조 문제로 당국과 갈등을 빚은 이래 여전히 그 여파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동시에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금감원의 강도 높은 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당국은 최 전 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하나금융 내부에서 흘러나왔다고 보고 무기한 검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금감원은 다음달 중 하나금융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에도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부에서는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이 한동안 경영전략을 구상하며 추이를 지켜본 뒤 조직을 추스르고 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등 회사 안팎의 문제 해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연초 “경쟁사 대비 열위인 상황이지만 서로를 믿고 협업해 실력을 키운다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2018년을 잘 견뎌내고 실력을 축적해 나간다면 2019년에 위기가 오더라도 우리에겐 글로벌 일류 금융그룹으로 나아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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