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기후변화가 전국의 과일 생산 지도까지 바꿔놓고 있기 때문. 과일들의 운명은 어떻게 바뀔까요? 통계청의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과거에는 대구, 영천 등 경북·충청 지역에 재배지가 몰려 있던 사과. 지금은 정선, 영월 등 강원 산간에서도 나오는데요. 갈수록 총 재배지가 감소해 2090년쯤엔 강원 일부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포도, 복숭아 역시 경북에서 충북·강원으로 생산지가 옮겨갔습니다. 포도는 2020년부터 고품질 재배가 적어지고 복숭아는 2090년대에 영동·전북 일부 산간에서만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지요.
이 세 가지는 갈수록 국내 재배가능지가 줄어들어 언젠가는 국산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큰 과일들인데요.
반면 앞으로 지속적으로 재배면적이 넓어지게 될 과일도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주로 생산되던 감귤, 2090년에는 강원도 해안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집니다. 경남에서 많이 나던 단감은 산간을 제외한 중부 내륙에서도 재배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사과와 감귤, 재배지가 받는 영향은 정반대지만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가 북쪽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같은데요. 이는 지구의 기온 상승으로 우리나라가 점차 아열대 기후를 향해가고 있는 탓입니다.
실제로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3년 간 지구 평균기온은 0.85℃ 상승했습니다. 전 세계가 살인적인 더위에 들끓었던 2016년만 해도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3.6℃(평년 12.5℃)로 1973년 이래 최고치를 찍었지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으로 꼽히는 제주도는 지난 44년간 연평균기온이 1.14℃ 올라, 전국에서 기온 상승이 가장 큰 곳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점차 더워져만 가는 한국, 지금은 쉽게 접하는 사과, 포도, 복숭아를 먼 훗날에는 백과사전에서만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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