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11℃

  • 인천 11℃

  • 백령 9℃

  • 춘천 11℃

  • 강릉 7℃

  • 청주 12℃

  • 수원 11℃

  • 안동 11℃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13℃

  • 전주 12℃

  • 광주 12℃

  • 목포 11℃

  • 여수 11℃

  • 대구 12℃

  • 울산 11℃

  • 창원 14℃

  • 부산 12℃

  • 제주 14℃

‘景氣 진단‘ 엇박자···흔들리는 文정부 경제컨트롤타워

[끝내기 뉴스]‘景氣 진단‘ 엇박자···흔들리는 文정부 경제컨트롤타워

등록 2018.05.18 16:09

수정 2018.05.18 16:14

주혜린

  기자

공유

기재부 ‘회복세’ 진단에 김광두 “침체국면 초입 단계” 김동연 “최근 통계로 판단은 성급” 논쟁 격화 양상 김동연 “최저임금 고용 영향” vs 장하성 “감소 없어”

<그래픽=박현정><그래픽=박현정>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쓰리톱이 주요 경제 이슈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경기 전망을 두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 한편, 최저임금 영향을 놓고도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시각차를 보였다. 경기국면 판단을 둘러싼 정부 내 논쟁이 기 싸움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김동연 부총리와 김광두 부의장이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놓고 각각 ‘회복세’, ‘침체 국면'이라는 엇갈린 진단을 내놓으며 다시 맞붙었다. 김광두 부의장의 경기침체론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급하다는 취지로 반박하자, 김 부의장이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일갈하면서 논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우리 경제가 침체국면 초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 “지금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반박으로 여겨지는 발언이었다.

김 부총리는 “수출은 3∼4월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 이상이었고 산업생산도 광공업 빼고 나쁜 흐름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지금 경기에 대해 여러 내용, 메시지가 혼재된 상황으로 경기 흐름이 꺾일지 올라갈지 중요한 전기가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2·4분기, 3·4분기가 중요다”며 “경제 정책적으로 잘 관리해서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부총리의 발언은 지난 14일 김 부의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가 침체 초입에 있다”고 밝힌 데서 비롯됐다. 지난 11일 기재부는 5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지만 김 부의장은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작성한 ‘정부의 경기판단, 문제 있다’는 글에 ‘공감한다’며 정부 인식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김 부총리의 반박 발언이 전해지자 김 부의장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바로 응수했다. 김 부의장은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현상이 나타나게 하는 구조는 현상의 추세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키우려는 의지보다 나누려는 의지가 더 강한 분위기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복잡 다양한 규제, 노사 간의 균형, 해외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하려는 흐름 등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현재 눈에 보이는 통계적 현상은 구조적 현상의 결과”라며 “이런 구조가 지속하는 한 통계적 현상이 개선되기 어렵고 악화할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재부와 한은의 경기전망은 일부 업종에 대한 설문조사 형식을 취합한 결과이기 때문에 정량적 지표로 구성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청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내 시각차는 경기국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최저임금을 두고서는 김 부총리와 장하성 실장이 이견을 보였다.

김동연 부총리는 16일 국회에서 고용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의 관련성을 묻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 부총리는 “여러 연구기관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에 대한 유의미한 증거를 찾기에는 시간이 짧다. 다만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4월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2~3월의 고용 부진은 기저효과나 조선·자동차 등 업종의 구조조정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반면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1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전체적으로 고용 감소 효과는 분명히 없고 국내 소비 증가는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지난 3월까지의 고용 통계를 여러 연구원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일부 음식료를 제외하면 총량으로도, 제조업으로도 고용 감소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부로 저희 목표에 노동자 대비 81%를 넘어가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지원은) 매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제 걱정은 오히려 (비율이) 100%를 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고용이 작년보다 늘어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노동자 수가 작년보다 오히려 늘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장 실장과 이견을 보였다는 ‘불협화음’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즉각 해명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17일 제7차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끝난 뒤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부진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입장은 청와대와 결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장 실장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 효과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 “일부 국책연구소의 연구 결과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친 영향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나온 점을 언급한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긴 기간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해야 한다는 기존 제 입장이 변화한 것도 아니다”며 “최근 몇 달 고용통계만을 보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에는 성급한 것 같다”고 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