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부터 결제금액 비례 부과주요 가맹점 10만7000개 혜택수수료 상한 2.3%로 선제 인하소액·거액결제업종간 격차 해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BC카드 등 8개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밴 수수료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밴 수수료는 카드 결제 시 승인 및 매입업무를 처리하는 밴사에 카드사가 지급하는 비용이다. 카드사는 밴 수수료 등 카드 결제에 수반되는 적격비용을 반영해 카드 수수료를 산정한다.
이번 방안에 따라 다음달 31일부터 밴 수수료 산정 방식이 결제 건별로 동일한 금액을 부과하는 정액제에서 결제금액에 비례해 부과하는 정률제로 바뀐다.
그동안 카드사는 밴 수수료를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에 반영할 때 결제금액과 무관하게 결제 건당 일정 금액으로 적용해왔다.
예를 들어 밴 수수료가 건당 100원인 경우 결제금액이 1만원인 가맹점은 결제금액의 1%를 밴 수수료로 부담하는 반면, 결제금액이 100만원인 가맹점은 0.01%만 부담한다. 이로 인해 편의점, 슈퍼마켓, 제과점 등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돼 부담이 컸다.
그러나 앞으로는 결제금액에 비례해 밴 수수료를 산정해 소액결제업종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
밴 수수료 정률제 적용 대상은 원가 이하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과 특수가맹점을 제외한 일반가맹점 약 35만개다.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밴 수수료 총액을 정액제인 경우와 동일하게 해주는 정률의 밴 수수료를 산출한다.
카드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밴 수수료율은 평균 0.28%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평균 결제금액이 1만원인 소액결제업종 가맹점의 밴 수수료는 결제금액의 0.3%인 3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편의점, 제과점, 약국 등 10만7000여개 주요 소액결제업종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평균 0.2~0.6%포인트 인하된다.
업종별로는 편의점 수수료율 인하폭이 0.61%포인트(361만원)이 가장 크다. 제과점(3000개)의 수수료율도 0.55%포인트(296만원) 인하된다.
나머지 업종은 △약국 0.28%포인트(185만원) △슈퍼마켓 0.26%포인트(531만원) △정육점 0.23%포인트(70만원) △일반음식점 0.21%포인트(201만원) 순으로 수수료율 인하폭이 크다.
대표적인 예로 가맹점이 5만4000개인 편의점은 가맹점당 361만원의 수수료가 줄어 총 1949억여원의 수수료가 절감된다. 다른 가맹점은 일반음식점(5만4000개), 슈퍼마켓(1만7000개), 약국(1만개), 정육점(5000개), 제과점(3000개) 순으로 많다.
이와 반대로 자동차, 골프장, 가전제품 등 기업형 거액결제업종의 수수료율은 최고 0.2%포인트 가까이 인상된다.
거액결제업종의 평균 수수료율 인상폭은 △자동차 0.19%(83억4000만원) △가전제품 0.16%포인트(1559만원) △면세점 0.1%(1억2000만원) △백화점 0.08%포인트(1억1000만원) △종합병원 0.08%포인트(1496만원) △골프장 0.08%포인트(1323만원) 순으로 크다.
카드업계는 정률제 전환으로 인한 급격한 수수료율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밴 수수료 단가 하락 추세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수수료 상한을 2.5%에서 2.3%로 0.2%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이 같이 그동안 높은 수수료를 부담했던 소액결제업종의 수수료율은 인하되고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은 거액결제업종의 수수료율은 인상돼 가맹점간 수수료율 격차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실제 금융위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밴 수수료체계 개편 전후 업종별 평균 수수료율은 소액결제업종은 2.22%에서 2%로 낮아지고 거액결제업종은 1.96%에서 2.04%로 높아져 비슷한 수준이 된다.
특히 매출액인 5억~10억원인 가맹점의 경우 소액결제업종은 2.34%에서 1.98%로 인하되고 거액결제업종은 1.9%에서 2%로 인상돼 2% 수준으로 거의 동일하다.
금융위는 소액결제업종의 카드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영세·중소가맹점 재선정 시점에 맞춰 7월 말부터 방안을 시행하고 8월부터 금감원을 통해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편의점, 슈퍼마켓, 제과점, 약국 등 빈번한 소액결제로 상대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컸던 골목상권의 부담이 크게 경감되고 가맹점간 수수료 격차도 상당 부분 해소돼 수수료 부담의 형평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드업계가 밴 수수료 단가 하락 추세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카드 수수료 상한을 인하하기로 결단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경영애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업계 신뢰도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위원장은 같은 날 청소년에 대한 체크카드, 후불교통카드 발급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카드 이용 관련 국민 불편 해소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올해 3분기부터 체크카드 발급 연령은 만 14세 이상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후불교통카드 발급 연령은 만 18세 이상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낮춘다. 이에 따라 만 12~13세 중학생도 부모 동의하에 체크카를 발급받을 수 있고 만 12~17세 중·고교생은 체크카드에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또 올해 4분기부터 고령자의 카드 발급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큰 글자로 된 전용 서식을 준비하고 자동응답시스템(ARS) 안내 시 상담원 우선 연결과 느린말 서비스를 제공한다. 3분기부터는 신체적 장애가 있는 장애인에 대해 음성 통화나 보이는 ARS를 통해 본인이 신청하는 경우 대면 없이 카드 발급을 허용하고 전용 상담채널을 개설한다.
이 밖에 별도의 서류 제출이 없는 경우에도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가처분소득 산정 시 전세대출 원금은 제외한다. 체크카드 이용자가 사망하면 카드를 자동 해지하고, 법인카드 이용서비스 변경 절차는 간소화한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청소년, 고령자, 장애인 등의 카드 이용 불편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청소년에 대한 체크카드, 후불교통카드 발급 허용은 합리적 용돈 관리와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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