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뷰티·아워글래스 등 명품 잇따라 진출해소비자 유행에 민감···아시아시장 테스트베드로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GIVENCHY)의 화장품 브랜드 지방시뷰티가 이달 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1호점을 열고 다음달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2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지방시뷰티는 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 지방시가 1989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다. 가죽과 메탈을 활용한 고급스러운 케이스로 유명하다. 세계 각국 유명 백화점에 입점해 있으나 국내에서는 면세점에서만 접할 수 있는 브랜드였다.
상반기에는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HOURGLASS)’와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네세세르 드 보떼((Le Necessaire de beaute)’가 한국에 상륙했다.
아워글래스는 화장품 전문가 카리사 제인스가 2004년 창립한 브랜드다. 절제된 감각의 ‘모던 럭셔’'와 친환경 성분만을 사용하는 ‘비건’을 모토로 해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워글래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번째 백화점 매장을 오픈했다. 아워글래스는 지난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국내 첫 매장을 통해 한국에 진출했는데, 이 매장은 오픈 첫 달에 매출 30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네세세르 드 보떼는 세계적인 뷰티 크리에이터 세르주 루텐 (Serge lutens)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론칭한 프랑스 니치 퍼퓸 브랜드의에서 2004년 내놓은 메이크업 라인이다. 브랜드 이름조차 없는 극도로 미니멀한 케이스, 최고급 성분 등을 내세운 브랜드로, 파운데이션이 20만원대, 립스틱이 8만원대일 정도로 고가 브랜드다.
네세세르 드 보떼는 지난해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한국 시장을 살펴본 데 이어 올해 4월 정식 매장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압구정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등 ‘큰손’이 모이는 백화점에 입점했다.
이외에 구찌와 돌체앤가바나의 화장품 브랜드가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속속 한국 시장에 직진출 하는 것은 한국 시장의 규모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약 0.9% 상승한 125억6000만 달러(약 13조6000억원)였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성장률이 크게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전 세계 9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한국 화장품 시장이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 진출에 앞서 한국 시장을 테스팅 베드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아시아 화장품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어 국내에서 성공할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만 단독 상품을 내놓거나, 아시아 시장 출시에 앞서 한국에 먼저 선보이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근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지난달 전 세계 최초로 디지털 매장 ‘아르마니 뷰티 스토어’를 신세계백화점 강남 파미에스트리트에 열면서 한국 여성만을 위한 오렌지 컬러 립스틱 ‘엑스터시 샤인 304 코란지’를 출시했다. 나스는 지난해 쿠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남산’, ‘소월’ 등 한국 지명을 활용한 컬러를 선보였다.
다만 일방적으로 ‘고급 화장품’만 내세운 고가 전략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버버리뷰티는 한국 시장에서만 두 번째 철수하는 굴욕을 겪었다. 버버리뷰티는 지난 2011년 국내 주요 백화점에 매장 문을 열었지만 줄줄이 문 닫으며 한국 시장에 철수했다. 이후 2014년 12월 코엑스몰에 매장을 열고 한국 시장에 재도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지난 4월 매장을 완전히 접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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