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화장품 내세워 올해 첫 코스피 상장공모 흥행은 실패···공모가 밴드 최하단 결정엘앤피코스메틱·엠에스코 등도 상장 추진
지난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 하면서 상장을 미루는 기업들이 많았다. 올해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화장품 업종에 대한 전망이 밝은 만큼 증시를 노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다만 여전히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애경산업은 국내 생활용품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에서 생활용품(세제/치약/샴푸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63%, 화장품의 비중은 36%이다. 특히 ‘견미리 팩트’로 잘 알려진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팩트’는 파운데이션 안에 에센스를 머금은 제품으로 지난해 홈쇼핑에서 1300억원 이상의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2020년 화장품 비중이 생활용품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화장품 기업’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다.
그러나 공모는 예상만큼 흥행하지 못했다. 애경산업의 대표 상장주관사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약 경쟁률은 6.73대1을 나타냈다. 이는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SG(청약 경쟁률 0.44대1)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경쟁률이다.
애경산업은 앞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24.3대1밖에 기록하지 못하면서 희망 공모가 범위 최하단인 2만91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조원 달성까지 내다봤으나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7602억원에 불과하다.
애경산업 외에 상장을 추진하는 화장품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상장 시기는 대부분 미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다가 상장 시기를 미룬 엘앤피코스메틱도 현재 다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몇 차례 상장을 미룬 만큼 애경산업 IPO 결과를 지켜본 후 상장 시기를 다시 조율 할 전망이다.
이밖에 중소 화장품업체 엠에스코도 한국투자증권과 상장주관계약을 맺고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화장품 브랜드 헉슬리를 전개하고 있는 노드메이슨, 돼지코팩 제품으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업체 미팩토리 등도 다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화장품 기업 IPO가 조금씩 재개되고 있으나 여전히 움츠러들어 있는 것은 투심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나 뚜렷한 개선 신호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화장품 기업의 주가도 여전히 지지부진 하다. 지난해 연말(12월 28일)과 이날 종가를 비교하면 아모레퍼시픽(1.48%), 토니모리(2.26%), 컬러레이(3.94%), 연우(2.82%) 등은 소폭 오르는 데 그쳤고 LG생활건강(-3.03%), 한국콜마(-0.12%), 코스메카코리아(-7.38%), 한국화장품(-2.02%)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해 말 상장한 씨티케이코스메틱스의 경우 상장 당일인 지난해 12월 7일 종가보다 이날 종가가 13.95%나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화장품 업종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밝은 만큼 올해 추가로 상장할 기업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에스디생명공학(24.49%), 코스맥스(20.09%), 잇츠한불(46.04%), 아우딘퓨쳐스(45.88%), 에스엔피월드(12.38%) 등은 연말보다 주가가 급등한 케이스도 속속 등장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9월 투자심리 개선으로 상승한 주가는 더딘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회복, 3분기와 4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으로 하락했다”며 “반면 이번에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 여부가 미지수이긴 하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이달부터 기저효과가 시작되기 때문에 투자심리 개선을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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