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20~30% 성장··· 시장규모 2020년 2.75조 전망랄라블라·롭스 등 공격 출점··· 1위 올리브영 ‘내실다지기’
국내 H&B스토어 시장이 연평균 20~30%씩 고성장하는 가운데 올리브영이 굳건히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후발주자인 랄라블라, 롭스 등은 맹추격 중이다. 여기에 부츠, 세포라 등 글로벌 H&B스토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는 최근 글로벌 구인·구직 사이트인 ‘링크드인’에 세포라 한국지사의 인사 관리자(Human Resources Manager)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세포라는 내년 3분기께 한국에 진출할 전망이다.
세포라는 현재 미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 등 33개국에서 23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는 1999년 한 차례 진출 했다가 철수했고 한국에서는 여러 차례 ‘진출설’만 나왔을 뿐이었다. 세포라는 샤넬과 디올·에스티로더 등 프리미엄 브랜드뿐만 아니라 자체 PB 등 다양한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세포라까지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최근 한국 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편집숍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성비와 트랜드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제품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편집숍 형태의 매장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가구, 싱글족 확대도 H&B 시장 성장을 견인 중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H&B스토어 시장 규모는 2009년 1500억원에서 2012년 3000억원, 2013년 6320억원, 2016년에는 1조3000억원, 지난해에는 1조7000억원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화장품 시장이 우리보다 성숙한 미국, 일본 등은 이미 트렌드가 원브랜드숍에서 H&B스토어로 옮겨갔다.
권아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유통업계 속설에 따르면 편의점 3개당 H&B스토어 1개 수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의 인구수 대비 현재 국내 편의점(4만개) 개수가 다소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 H&B형태의 매장은 향후 3년간 2500개 수준까지는 충분히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경우 점포당 매출이 물가 수준만큼만 성장한다고 해도 2020년 국내 H&B스토어의 시장 규모는 2조75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국내 H&B스토어도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특히 후발주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공격적인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H&B스토어의 이름을 기존 ‘왓슨스’에서 ‘랄라블라’로 바꾸고 본격적인 점포 확장에 나섰다. 랄라블라는 지난해 하반기 역대 최고로 많은 60개 매장을 열었으며 지난 6월 말 기준 190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랄라블라는 H&B를 ‘뷰티+헬스(Beauty+health)’가 ‘뷰티 바이 헬스(beauty by Health)스토어로 정의하고, 단순히 건강기능식품과 뷰티상품의 종류만을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 뷰티와 헬스의 조화와 균형을 최우선으로 하는 MD구성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먹어도 되는 천연 색조 브랜드를 도입하고, 리사이클 제품과 유기농 PB, GMO프리(Free), 친환경 상품을 늘리는 등 차별화된 상품 소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롭스는 2013년 H&B스토어 시장 진출 이후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매출은 2015년, 2016년, 지난해 각각 전년 대비 110%, 100%, 70%씩 성장했다. 여기에 올해 초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면서 화제를 모은 선우영 롭스 대표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롭스는 올해 롭스 단독으로 선보이는 카테고리별 킬러 아이템과 단독 콜라보레이션 상품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한국산 약국화장품만 선보이는 ‘K-더마’ 전용 섹션 육성을 비롯해 트러블 케어, 뷰티 디바이스, 체형 교정 제품, 다이어트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96호점이었던 매장은 지난 3월 100호점을 돌파했고 지난달 말 기준 107개까지 늘었다. 롭스는 올해 창립 이래 가장 많은 매장을 열 계획이다. 전년 대비 50호점을 더 늘리고, 전년 대비 50% 매출을 증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신세계그룹 역시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와 글로벌 H&B스토어 ‘부츠’를 통해 H&B스토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가두매장 형태로 출점 영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부츠는 20~30대 유동인구 비중이 높은 신촌에 14호점을 열었고 시코르도 용산 아이파크몰에 강북 지역 첫 매장을 개장했다.
국내 H&B스토어 시장 1위인 올리브영은 올해 공격적인 출점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다. 올리브영의 점포는 이미 1000여개를 넘어선 상태로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는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상권별 맞춤형 전략을 취해 해당 상권에 맞는 콘셉트에 따라 운영할 계획”이라며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매장은 1층에 수입 브랜드, 인디 브랜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조 브랜드를 선보이고 외국인이 많은 명동 매장에서는 스킨케어 브랜드에 집중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뷰티스토어’가 아니라 ‘헬스앤뷰티스토어’인만큼 건강기능식품, 운동용품 등 건강 요소를 가미한 아이템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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