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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인수 나선 신한금융지주···3대 딜레마에 ‘골머리’

ING생명 인수 나선 신한금융지주···3대 딜레마에 ‘골머리’

등록 2018.08.17 08:15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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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사자니 재일교포 반대가 변수싼값 불렀다가는 협상 결렬 가능성 커저배당 우려 投心에 주가 줄곧 하락세주당 4만5000원선서 형성 확률 높아인수 후 주가 빠지면 고가인수 논란 불가피

신한금융지주 본사(왼쪽)과 ING생명 본사. 사진=각 사 제공신한금융지주 본사(왼쪽)과 ING생명 본사. 사진=각 사 제공

생명보험업계 5위인 ING생명의 인수를 두고 신한금융지주의 딜레마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나서 비은행 분야의 역량 강화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ING생명을 어떻게든 인수하겠다는 뜻을 굳게 밝혔지만 인수를 앞둔 안팎의 환경이 고민거리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4일 ING생명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과 ING생명 인수 협상 중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조용병 이날 오후 “ING생명을 인수하기로 큰 방향을 결정했지만 가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월부터 ING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으나 5월 초 배타적 협상 대상자 시한이 끝나면서 인수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이 당시 협상이 제대로 흘러가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인수가격 문제였다.
이번에도 가장 큰 관건은 가격이다. 여기에 인수 협상 재개설이 흘러나온 뒤의 주가 하락세와 신한금융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관건으로 꼽힌다.

신한금융과 MBK 측은 주당 가격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MBK가 매각 대상으로 정한 ING생명의 지분 59.15%(4850만주)에 대해 신한금융 측에 제시한 인수가격의 마지노선은 약 2조4000억원이다. 주당 약 5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2조1000억원 수준을 고집하고 있다. 주당 지분가치를 계산하자면 5만원 미만의 매각가 형성을 제안하는 셈이다. 다시 말하자면 주당 5만원 이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5만원을 기준으로 두고 최종 가격이 어디서 결정되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안팎에서 ING생명이 가진 장점이 상당하고 KB금융지주에 뺏긴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위해 ING생명 인수로 생보사 분야를 육성해야 하는 입장도 절박하기는 하다. 그러나 ‘오버페이 인수’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는 것이 신한금융 측 판단이다.

현재 5만원 미만의 가격을 고집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주주들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의 주주 구성을 감안할 때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은 재일교포 주주들이다. 신한금융의 창설 주주 중 한 축인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금융 전체 지분에서 18~19%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매각가격이 주당 5만원 이상 선에서 형성된다면 그룹의 재무 건전성에 타격이 전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세 확장도 중요하지만 건전성 문제를 강조하는 재일교포 주주들 특유의 보수적 기조가 반영된 셈이다.

물론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조금 더 싼 값에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바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치명적 리스크는 존재한다. 지나치게 지분 가치가 떨어진다면 MBK 측이 얻게 될 매각 차익이 줄어들기에 자칫 협상 테이블이 깨질 수도 있다.

ING생명 주가는 신한금융과의 인수 협상 재개설이 나온 지난 14일 급락해 3만6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13일보다 12.41% 빠진 것이다. 16일에도 장중 내내 하락세를 유지하다 장 후반에 상승 반전해 14일보다 0.69% 오른 3만6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한금융과의 인수 협상 재개설 이후 ING생명 주가가 빠르게 하락한 것은 저배당 성향의 신한금융 특유 경영 스타일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NG생명은 MBK 측이 인수한 후 줄곧 주주 대상 고배당 정책을 펼치던 대표적 회사였다. 그러나 신한금융에 인수된다면 경영 스타일상 현재의 고배당 성향이 유지될 가능성이 적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주가에 반영됐고 결국 하락세로 이어진 셈이다.

다만 최근 주가 추이를 감안할 때 ING생명 주가가 4만원대로 단기 회복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또 협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MBK 측이 오히려 불리할 것이라는 시장 안팎의 시각도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다.

때문에 현재 상황으로는 신한금융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주당 4만5000원선에서 매각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지분가치 총액은 2조1820억 안팎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이 2조2000억원 미만에서 ING생명 지분 59.15% 인수를 끝낸 뒤 주가가 더 떨어지면 추가 매수에 나서서 ING생명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던 만큼 신한금융지주 역시 ING생명 인수 효과를 강하게 기대하고 있다”며 “주가 추이가 관건이 되겠지만 협상 국면이 신한금융 측에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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