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영업이익 1.4조 흑자···전년比 49.7% 하락사장 자구노력 성과 vs 여름 전력판매·원전 이용률 상승“국제 연료 상승에 ‘반토막’”···연말 고강도 경영효율화
한전은 지난 13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3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4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7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감소했다.
앞서 한전은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294억원, 올해 1분기 손실 1276억원, 2분기 손실 6871억원 등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연속 영업적자는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었다. 그동안 한전은 적자 원인으로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 상승,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을 지목했었다.
지난 2분기에는 신규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감가상각비가 증가하는 것까지 더해지며 687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었다. 특히 정부가 여름철 주택용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인하해주면서 3587억원의 비용 손실을 떠안았음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악조건에도 김종갑 사장이 비상경영 체제를 통해 자구노력을 추진한 게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뒤 내부 고비용 요소를 찾아내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자구노력에 공을 들였다. 전력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설비·보수를 자체 수행하는 방식으로 7000억원을 절감했고 송·배전설비 및 통신설비 임대수익 확대, 해외 발전사업 조기 배당 실현 등 1조1000억원 규모의 고강도 경영효율화를 진행했다.
한전이 3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한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한전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전기 사용이 증가하는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수성 때문에 실적이 가장 좋을 수 밖에 없는 분기라는 것이다.
한전의 3분기 전기판매수익은 올여름 정부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에도 15조506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847억원(4.5%) 늘었다. 한전은 지난 7∼8월 월평균 약 1670만 가구에 가구당 1만2220원을 할인했으며, 관련 비용이 총 3587억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전이 흑자전환한 데는 원전가동률이 올 3분기 70%대로 높아진 영향도 크다. 상반기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던 원전 이용률은 73.2%로 지난 2분기(62.7%)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정부는 원전 24기 중 3분의 1인 원전 8기를 정비를 이유로 중단했었다. 반면 1~2분기에 한전은 값싼 원전 대신 원가가 비싼 LNG·석탄 발전을 늘려야 했다.
한전은 “안전점검을 마치고 정상 가동되는 원전이 늘면서 원전이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며 “타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 단가와 판매량 증가, 비용절감 영향 등으로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작년 3분기 대비 유가가 46% 이상 급등하고 유연탄 가격도 26% 상승하는 바람에 발전자회사의 연료비가 1조원(23.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 시행된 정부의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kg당 30→36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한전이 전력시장에 지급하는 가격도 19.5% 상승하는 등 민간발전사로부터 구입한 전력의 총비용이 9000억원(26.3%) 증가했다.
즉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연료비, 구입전력비가 각각 1조213억원, 9068억원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조3777억원 감소했다는 것이다. 국제연료 가격은 두바이유가 지난해 3분기 배럴당 51달러에서 올해 3분기 74달러로 상승했고, 유연탄은 톤당 94달러에서 118달러로, 액화천연가스(LNG)는 기가줄(GJ)당 1만2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상승했다.
한전은 비용절감과 해외 원전 수주 등으로 실적부진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올 연말까지 전력그룹사와 공동으로 2조50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설비보수 자체수행·송배전 설비 시공 기준과 방법 개선으로 700억원, 제도개선으로 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송배전설비 및 통신설비 임대수익 확대·해외 발전사업 조기 배당으로 200억원의 부가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발전 자회사의 비용절감과 제도개선으로 1조4000억원의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한전 측은 “고유가 지속 등 대외환경 악화를 극복하고자 김종갑 사장 취임 이후 고강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전력그룹사와 공동으로 비용절감 등 2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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