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아무 진전도 만들지 못해”···답답함 호소표면적 이유는 경제팀 교체, 페이스북에 심경토로 카풀 서비스 둘러싸고 택시업계와의 갈등도 부담민간공동본부장 선임 단계부터 이해당사자 우려↑
이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위촉했던 부총리 및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이었던 기재부 1차관이 그만뒀고 내부 공무원들도 많은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팀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이제 민간공동본부장을 그만두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추천으로 지난 8월2일 혁신성장본부 민간 공동본부장으로 위촉받아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으로 일했다. 당시 혁신성장본부에서 이 대표는 민간 측을 총괄하고 정부 측에서는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본부장을 맡아 업무를 함께 해왔다. 새로운 경제팀 구성과 .혁신성장본부로 파견되었던 기재부 공무원들의 인사이동이 이 대표의 사퇴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공유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성장 정책인데 아무 진전도 만들지 못했다”며 “(택시업계 등) 피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이마저 한 발짝도 못 나갔다”고 토로했다.
글과 함께 올린 그림에는 ‘당신의 제안은 혁신적이지만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현재의 실패한 방식들이 더 편하다’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카풀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이 택시업계의 반대와 현행법에서 얽매여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개혁에 소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이 대표의 실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정부는 17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규제 개혁 대상에서 카풀을 제외시켰다.
아울러 택시업계와 지속되는 갈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 대표가 민간과 정부의 접점으로써,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혁신성장본부에 전달하고 새로운 규칙을 제안하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8월 이 대표가 민간공동본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택시업계는 공개적으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비난했다. 택시업계는 “카셰어링 대표 기업의 수장을 혁신성장본부 공동 민간본부장에 선임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사회적 논란의 상대방인 사기업 대표를 정부기관의 대표로 선임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경제성장을 주도해야 할 정부의 자세인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이재웅 대표는 지속적으로 택시업계의 비난 타깃이 됐다. 이 대표가 이끄는 쏘카와 VCNC가 혁신성장본부의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기업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을 진행 중이고 VCNC는 11인승 차량을 택시처럼 호출할 수 있는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18일 처음 기재부에 사의를 표명했을 때 혁신성장본부는 “더 고민해보자”고 만류했으나 택시업계의 대규모 파업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카풀 논란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차량공유 업체를 이끄는 이 대표가 혁신성장본부에 있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기까지가 저의 능력의 한계인 것 같다. 이제 저는 기업에서 해야할 일을 하겠습니다"라며 “혁신성장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그것도 한발짝도 못 나가서 아쉽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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