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네이버는 미적지근···농협은행도 설명회 불참키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3 인터넷은행 사업자 후보로 꼽히던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최근 줄줄이 사업 불참 의사를 드러냈다.
인터파크는 2015년 인터넷은행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어 올해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인터파크 측도 “과거에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경험이 있다”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돌연 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보다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터넷은행 진출을 유보하고 내실 강화에 주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라고 불참사유를 설명했다.
4년 전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꾸렸던 NHN엔터도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NHN엔터 관계자는 “처음부터 제3 인터넷은행 사업을 검토하지 않았다”라며 “정보 공유차 23일 설명회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사업 참여로 추측하는 보도가 나와서 설명회조차 안 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차기 인터넷은행 참여 '최대어'로 꼽히는 네이버는 여전히 미적지근한 태도다.
설명회 참석 여부가 미정이라는 입장에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인터넷은행 사업에 관심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임업계 ‘빅3’는 인터넷은행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13.2%, 2.2% 감소했다. 특히 넷마블은 영업이익이 45.1% 줄어들면서 허덕이고 있다.
넥슨은 김정주 NXC 대표가 매각설을 사실상 인정한 상황이라 신사업을 고려할 여건이 못 된다.
금융권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농협은행은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 계획이 없다며 이를 논의조차 않고 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여러 가능성을 두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23일 설명회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네이버를 비롯한 여러 대주주 후보군과 협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힌 곳은 키움증권이 거의 유일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참여를 준비하고 있고 컨소시엄 구성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새 인터넷전문은행이 최대 2곳까지 등장하기를 바라지만 이대로라면 1곳 출범도 빠듯하다.
대형 ICT 기업이 대주주로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가 강조해온 인터넷은행의 메기 효과도 힘을 잃을 전망이다.
자금력이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네이버의 참여가 제3 인터넷은행 흥행을 결정짓는 열쇠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업계가 네이버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결국 돈 싸움인데 이를 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밖에 없다”며 “네이버가 안 움직이니 ICT 기업의 참여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 경쟁자를 맞이해야 하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한도초과 보유주주 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케이뱅크 주주 간 약정에 따르면 KT가 지분 28∼38%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우리은행이 약 25∼30%를 보유한 2대 주주, NH투자증권은 우리은행보다 5%포인트 낮은 3대 주주가 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도 카카오가 지분율을 30%로 높여 1대 주주에 오르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보다 1주 적은 2대 주주로 내려가겠다는 주주 간 약정을 두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KT와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한도초과 보유주주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KT와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공정거래법 위반은 한도초과 보유주주 승인의 결격 사유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황의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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