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KDB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의 지분 55.7%(약 2조원 규모)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증권가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의 대우조선 합병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며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도 한국 조선업이 빅2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각사별 주가의 향방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빅2 체제로의 재편은 분명 호재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밸류에이션 논란이 상존하고 있어 인수 방식에 따라 인수 주체에 일부 악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사측의 공식 입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아직 정확히 누가, 어떤 구조로 대우조선을 인수하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며 “인수 주체와 구조에 대한 세부 내용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사측의 입장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역시 신중론을 펼쳤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그룹 내 대우조선 인수 주체는 물론 진위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상기 인수설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인수자가 현대중공업지주인지 현대중공업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인수 구조와 가격 역시 미공개인 상황으로 구체적인 영향분석은 보다 내용이 공개된 뒤에나 가능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해당 정보공개 시점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대중공업지주가 현금으로 매수할 경우에도 실제 적정가치 산출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영수 연구원은 “SOTP(사업별 평가가치 합산기법) 밸류에이션 방식 하에서 현금은 할인을 하지 않지만 지분 형태의 자산가치에는 할인을 부여해 보유 현금이 대우조선해양 지분으로 치환된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목표주가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단 이 경우 현대중공업은 상기 이슈로부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주가에서 합병비율이 정해진다면 기존 현대중공업 주주 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하다”라면서 “인수 방식에 따라 주가에 영향이 매우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또한 인수계획 자체가 무산되거나 취소될 수 있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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