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식인수 안돼”···투쟁 전개고용불안 야기, 양사 동반부실 우려조선합작법인 ‘新착취구조’ 문제 직면
12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사 불신을 키우는 밀실합의로 인한 노동자 고용불안 문제, 양사 동반부실 우려 등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년간 구조조정으로 3만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어야 했고, 지금도 휴직으로 내몰리며 고용안정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있다”면서 “군산조선소 가동문제 등 수많은 고용불안의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조선소 인수 소식은 충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8년 임금·단체협약 협상과정에서 경영위기를 이유로 기본급 20% 반납 등 각종 노동조건 후퇴를 7개월 동안 요구해왔던 사측이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기본급 인상을 제시한 배경에 대우조선 인수가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지난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에 이어 또 다시 이어진 밀실합의로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양사 사업 군이 중복돼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노조는 “양사는 상선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부분이 겹쳐지기 때문에 효율적인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며 “영업, 설계, 연구개발, 사업관리 부분은 인수가 확정됨과 동시에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 예상돼 고용불안 문제는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우려했다.
새로운 법인형태 변경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산업은행이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을 만들고 중간지주사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4개 사업장(대우조선, 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등)을 관리하는 구조로 대우조선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 작업이 추진된다. 그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투자부분은 합작법인으로 넘어가고, 현대중공업은 비상장 사업회사로 남게 된다.
이와 관련, 노조는 “2017년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투자부분을 대거 지주사로 빼내가더니 이제 마지막 남은 부분마저 빼내버린 것”이라며 “회사는 경영위기 때 투자부분으로 위기를 극복하지 않고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착취구조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우조선이 부실부분이 개선되긴 했지만 부채비율이 높고 2조3000억원 가량의 영구채를 안고 있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인수 후 양사 동반부실을 우려했다.
노조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으로 해운경기도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선박 수명주기와 환경규제, 중국의 품질 경쟁력 저하로 인한 반사이익의 영향을 받고 있어 여전히 조선경기는 불안정한 상태”라며 “동반부실의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경우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해를 넘긴 2018년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아직 갖지 못했다. 노조는 이러한 지부의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추진된다면 전면적인 인수반대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찬반투표는 당분간 계획이 없고 투쟁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현대중공업의 회사 인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한 뒤 18~19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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