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들은 그를 12년여간 ‘사장님’이라고 불렀고 이후 26년여간 ‘회장님’이라고 불렀다. 반평생인 40년을 사장급 이상 직함으로 불린 그는 살아 있는 ‘샐러리맨의 신화’였다.
무려 30년 이상 몸담은 삼성생명을 떠나 삼성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이수빈 회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12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수빈 회장은 올해 초 삼성생명에서 삼성경제연구소로 이동했다.
1939년생으로 올해 만 80세인 이 회장은 40년간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사장과 회장직을 역임했다.
1978년 제일제당 사장직에 오른 이후 1990년까지 제일모직, 삼성정밀공업, 삼성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1991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신(新)경영을 선언한 1993년까지 회장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수빈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서울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선배로 인연이 각별하다.
이 회장은 이후 삼성증권과 삼성 금융소그룹 회장직을 지낸 뒤 1995년까지 2001년까지 삼성생명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인 1999년에는 삼성생명 대표이사 재직 중 삼성그룹 구조조정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02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삼성생명 회장직을 유지하며 최근까지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60년대생이 대부분인 삼성생명 임원진 중 1950년대 이전 출생자는 이 회장이 유일했다. 1~7년 수준에 불과한 임원직 근속기간 역시 25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 회장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도 삼성생명에서와 마찬가지로 최고참 선배로서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연구소행을 두고 예우를 갖춰 은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 회장은 그동안 쌓은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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