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선거에서 2차 투표 끝에 당선재경부, 금융위 등 두루 거친 ‘금융통’과제로 예보료 인하 등 규제완화 꼽아
저축은행중앙회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비공개 임시총회에서 박 전 사장이 2차 투표 끝에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박 신임 회장은 이날 오후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이취임식을 하고 3년간의 저축은행중앙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박재식 신임 회장은 1차 투표에서 44표, 2차 투표에서 45표를 얻어 경쟁자인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를 따돌렸다. 저축은행중앙회 선거 규정에 따르면 회원 수의 과반수 출석에 출석회원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당선된다.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회장이 된다.
박 신임 회장은 재경부, 금융위 등에서 요직을 두루 경험한 자타공인 ‘금융통’으로 꼽힌다. 1958년 충남 공주 출생으로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보험제도과 과장, 국제기구과 과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박 신임 회장은 “저축은행에 놓인 여러 현안과제를 해결하라는 명령으로 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중앙회 회장으로서 단기 과제로 저축은행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그는 저금리 체제에서 과도하게 부담이 되는 예금보험료 인하를 ‘규제 완화 1번’으로 꼽으며 성과를 약속했다. 이어 “은행과 차별성 없는 대손충당금 확보 기준, 과도한 부동산 대출 규제, 소형 저축은행에 부담이 되는 지배구조 기준 등을 완화해야 한다”며 “저축은행 대표들과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기가 정해지면 금융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 탓에 수신액의 0.4%를 예보료로 내고 있다. 이는 은행 0.08%, 금융투자·보험·종합금융 0.15%에 비해 훨씬 많은 수준이다.
또 중장기 과제로는 저축은행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종합 계획’을 다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재정 수립과 수익기반 확대, 디지털 뱅킹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 드러난 불공정 시비와 내부 갈등 해소 역시 박 신임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존 단독 후보를 통한 추대방식에서 경합을 통해 당선된 만큼 표심을 받지 못한 회원사들을 모두 포용해야 한다.
회장 선출 직후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박재식 신임회장이 폭 넓은 금융에 대한 이해와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금융당국,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해 산적해 있는 업계 현안과제를 잘 해결해 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에만 적용되고 있는 영업업무에 대한 포지티브 규제 등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40여년이 넘은 영업권역 제한 등의 낡은 규제를 완화하고 업계를 반영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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