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독립성 강화·경영투명성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약속한진칼 사외이사 3인에서 4인으로 늘려···과반수로 오너 지배력 약화조 회장 최측근 이미 포진···3월 주총서 임기만료 이사 재선임 가능성경영감시 목적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과반 차지···미미한 효과 우려
13일 한진그룹이 발표한 ‘한진그룹 비전 2030’에 따르면 한진칼은 기존 3인인 사외이사를 4인으로 늘린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총 6명이지만 앞으로는 총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룹은 상법 규정에 따라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추천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는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현재 사내이사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한진칼 사장(대한항공 부회장),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 3인이다. 사외이사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조현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종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3인이다.
사외이사 비중이 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파격적인 제안이라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석태수 사내이사와 조현덕·김종준 사외이사의 임기는 오는 3월 17일 만료되는데,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들의 재선임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들 모두 조 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모두 반대표를 던져도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우세한 형국이다. 한진칼 지분구조는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28.7%를 확보하고 있다. 2대 주주인 KCGI는 10.71%, 3대 주주 국민연금은 6.70%로, 지분을 합치더라도 조 회장 측보다 10% 가량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 측 비공식 우호지분까지 모두 고려하면 40%가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사외이사 2명의 이사회 출석률은 조현덕 75%, 김종준 100%로 매우 양호한 편이어서 재선임을 반대할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과반수는 기존 사외이사들로 꾸려진다. 하지만 기존 사외이사 3명 모두 조회장의 보이지 않는 입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롭게 이사회가 꾸려지더라도 조 회장 측근이 배치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KCGI는 석 대표의 한진칼 대표 해임은 물론, 사외이사에 조재호 서울대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회장은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한진칼과 ㈜한진에 대해서 관련 법에 따라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한진칼의 경우 감사위원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3명의 감사위원회 위원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또 한진칼은 회계 조직과 별개로 내부회계관리를 운영하는 조직과 이를 감독하는 조직을 각각 설치한다. 이사회 내에는 내부거래위원회를 마련한다. 과반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거래 시 법률 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조 회장이 사외이사진을 포섭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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