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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채권단, 출자전환 카드 만지작···조남호, ‘그룹 해체’ 위기

한진重 채권단, 출자전환 카드 만지작···조남호, ‘그룹 해체’ 위기

등록 2019.02.20 06:59

수정 2019.02.25 09:4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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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출자전환·무상감자’ 방안 논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상장폐지 위기 탈출 성사 시 조남호 한진重 회장 지분 희석 핵심 자회사 이탈로 지배구조 흔들릴듯무상감자와 출자전환 비율이 최대 관건

한진重 채권단, 출자전환 카드 만지작···조남호, ‘그룹 해체’ 위기 기사의 사진

자본 잠식에 빠진 한진중공업을 건지기 위해 채권단이 출자전환과 무상감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부채비율을 줄여 재무구조부터 개선해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잃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그룹이 쪼개질 수 있어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전날 회의를 열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율협약 과정에서 회사에 투입된 2500억원 중 얼마를 출자전환하느냐가 이번 회의의 핵심 안건이다.

채권단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진중공업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이래 상당한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지난해말 자산총계 2조7101억원, 부채총계 3조4523억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자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화근은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이었다.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 여파에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6년 1820억원과 2017년 2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도 누적 601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모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켰고 동시에 필리핀 현지 금융에 대한 4억1000만달러 규모의 본사 보증채무까지 현실화하면서 한진중공업은 끝내 자본잠식을 초래하게 됐다.

이에 채권단 측은 필리핀 현지 은행과의 채무조정, 기존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거치면 급한 불은 끄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은행과의 채무조정 협상에서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지분 일부와 수빅조선소의 모든 권리를 넘기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져 부실의 연결고리는 끊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채권단의 다음 스텝이다. 채권단이 출자전환까지 검토하는 것은 수빅조선소 처분만으론 한진중공업의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조남호 회장 등에도 고통분담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져서다. 구체적으로 채권단이 기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서 주요 주주 지분 전액의 무상감자도 함께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쪽은 조남호 회장을 포함한 한진중공업의 주요 주주다. 2018년 9월 기준 한진중공업의 1대주주는 한진중공업홀딩스(지분율 30.98%)이며 조남호 회장도 0.5%의 지분을 들고 있는데 출자전환 비율에 따라 지분이 희석되면서 채권단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줄 수 있어서다. 여기에 필리핀 은행이 어느 정도의 지분을 가져갈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지금으로서는 2대 주주 자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러한 지각변동은 결국 그룹의 해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게 업계 일각의 시선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핵심 자회사인 한진중공업이 채권단 산하로 떨어져나가면서 지주사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간 조남호 회장은 자신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 49.25%를 통해 지주사에서 한진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지배력을 행사해왔으나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면 영향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진중공업그룹의 모태가 조선업인 만큼 그룹 내에서 한진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한진중공업과 한일레저, 대륜E&S 등 3개 자회사를 중심으로 그룹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대부분이 한진중공업에 편중돼 있다. 인천북항운영과 해외 자회사가 대표적이다.

때문에 외부에서는 채권단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남호 회장을 퇴진시킨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출자전환과 감자 비율, 전문경영인 영입 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수빅조선소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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