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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경영자’ 전필립 회장, 그룹 재편 뒤 재무건전성 악화 꼬리표

[코스닥 100대 기업|파라다이스]‘은둔 경영자’ 전필립 회장, 그룹 재편 뒤 재무건전성 악화 꼬리표

등록 2019.02.26 07:45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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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계열사 매각해 대규모 자금확보 리조트 진출 수직계열로 불안한 현금흐름···매년 ROIC 마이너스 “파라다이스시티에 막대한 자금 투입···신용등급 관리 필요”

‘은둔 경영자’ 전필립 회장, 그룹 재편 뒤 재무건전성 악화 꼬리표 기사의 사진

파라다이스가 호텔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기던 호텔사업에서 수십년째 명맥을 유지한 파라다이스는 2005년 전필립 회장이 취임하면서 카지노·호텔·건설 등 핵심 계열사만 남기고 모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복합리조트 사업에 진출해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이어진 리조트 투자로 인해 투하자본이익률(ROIC)·총자산순이익률(ROA)·자기자본이익률(ROE)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업계는 무리한 투자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파라다이스는 ‘카지노의 대부’로 불리는 고 전락원 회장이 1972년 세운 파라다이스투자개발을 모태로 현재 복합리조트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2004년 11월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이듬해 전 회장의 아들인 전필립 회장이 그룹은 이끌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지주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을 필두로 파라다이스투어(지주사 지분 71.43%), 비노파라다이스(100%), 파라다이스(37.85%, 코스닥 상장사), 파라다이스H&R(100%), 파라다이스플래닝(60%), 파라다이스E&A(100%) 등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룹에 속한 회사는 총 12개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오너 2세인 전필립 회장이 지분 67.33%, 오너 3세인 우경·동혁·동인 삼남매가 6.7%씩 20.1%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들의 지분 획득은 2011년 파라이디스인천을 흡수합병하면서 이뤄졌다.

안정된 지분을 통해 전 회장은 취임 첫해 그룹 재편에 집중했다. 파라다이스는 2007년 총 21개에 달하는 계열사 중 14개를 매각했다. 이는 본업인 카지노·호텔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알짜 계열사인 파라다이스면세점을 2012년 신세계 그룹에 매각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면세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설립한 후, 2012년 10월 신세계그룹 계열 조선호텔에 모든 지분을 팔았다. 처분 금액은 1115억원에 달했다.

또 그 해 파라다이스호텔부산 경영권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04년 전락원 창업주 증여를 통해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지분을 처음 취득한 이후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보유 지분(보통주 32.8%, 우선주 52%)을 크게 늘렸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보유 지분 전량을 공동주주였던 ㈜파라다이스에 팔았다. 거래 대가로 529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다.

매각 행보는 이후 더 빨라지고 과감해진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핵심 사업 영역인 카지노 사업에도 칼을 댄다. 카지노 경영을 ㈜파라다이스로 일원화하기로 하고, 관련 사업을 넘기기 시작했다.

먼저 2013년 7월 인천 카지노 사업부문을 ㈜파라다이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양도했다. 양도 대금으로만 1729억원이 지급됐다. 2015년에는 부산 카지노 사업부문을 ㈜파라다이스에 직접 넘겼다. 거래대금은 1100억원이 넘었다. 카지노 사업을 양도해 총 29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그 사이 비핵심 계열사도 정리했다. 파라텍을 2014년 송원그룹에 경영권을 넘겼다. 파라텍은 소방용품 전문업체로 소방용 기구 제조 및 판매와 소방시설 시공 등이 주요 사업이다.

매각 당시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텍의 2014년 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02%, 17.20% 늘어난 70억원, 55억원이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12년부터 진행한 사업재편 작업을 통해 총 4646억원의 현금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리조트 사업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리조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인천 영종도에 파라다이스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파라다이스는 2012년 일본의 세가사미 홀딩스와 합작법인 파라다이스 세가사미를 설립했다. 파라다이스가 지분 55%, 세가사미 홀딩스가 지분 45%를 출자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월 파라다이스시티에서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등 1차 시설을 개장했다. 올해 9월에는 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구성된 2차 시설을 개장했다.

2차 시설은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 ▲스파 씨메르 ▲크로마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플라자 등이다.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의 총 투자금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1차와 2차 시설 개장에 각각 1조원, 5000억원이 투입됐다.

‘은둔 경영자’ 전필립 회장, 그룹 재편 뒤 재무건전성 악화 꼬리표 기사의 사진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에는 전 회장의 그룹 재편에 따른 지분 확보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서 있다. 전 회장은 다시 파라다이스글로벌을 지배하면서 ‘오너가→파라다이스글로벌→㈜파라다이스→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소유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파라다이스가 파라다이스시티를 통해 고객기반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파라다이스시티 투자로 연결기준 파라다이스의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며 “파라다이스가 서울호텔 등 추가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재무안정성은 단기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라다이스가 파라다이스시티를 통해 영업현금흐름을 대폭 강화해 재무부담을 경감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진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사드(THAAD)보폭 여파가 장기간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은 215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뜻 하지만 340억원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7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둔 경영자’ 전필립 회장, 그룹 재편 뒤 재무건전성 악화 꼬리표 기사의 사진

반면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연결기준 파라다이스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2014년 15.5%, 2015년 6.1%, 2016년 4.4%, 지난해 마이너스(-) 2.3%, 올 1~3분기 0.9%를 기록했다.

ROIC는 세후영업이익을 투하자본(이익을 창출한 영업용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ROIC는 매출액이 아닌 투자액 대비 이익을 측정해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었는가’를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1%, 0.8%로 나타났다. 양 지표는 2017년에 급격하기 감소했다. ROA와 ROE는 각각 –1.7%, -1.9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3.4% 감소했다.

EBITDA(이자·세금·상각 전 이익)은 1조 77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하면 ROIC 분모인 투하자본이 증가한다. 여기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면 ROIC가 하락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3개월 동안 연속해서 5000억원 넘는 DropDrop액(게임 투입금액)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올해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중국 VIP Drop이 워커힐을 중심으로 상승해 1670억원을 기록한 것을 보아 중국인 VIP 고객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어 올해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 Drop액은 고객이 카지노에서 칩으로 바꿔서 게임에 투입한 금액을 의미한다.

성 연구원은 “올해 예상 EBITDA(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에 multiple 21배(2012~2016년 평균, 중국 고객 증가시기)를 적용했다”며 “전체 Drop은 회복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501억원으로 추정되며 P시티의 시설물 설치가 끝난 후 정상 영업이 시작되는 올해 2분기부터는 추가적인 비용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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