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공석인 상임위원·비상임위원 결정 못한 상황서 증선위원들 “5인 체제하에서 의견 맞춰보는게 좋겠다”임명되더라도 사안 복잡해 5월 회의서 결론내긴 어려워
24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명의 증선위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재 빈자리가 채워진 후 전체적으로 의견을 맞춰보는게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당초 3명의 위원들로도 의결엔 문제가 없다던 금융위의 입장과는 달리 위원들은 충분한 논의를 하기엔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19일 증선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KB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인가 안건과 한투 발행어음 부당대출에 대한 과태료 수위를 정할 예정이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안건을 보류했다.
당시 증선위는 “KB증권 단기금융업무 인가 건과 관련해 조금 더 논의할 사항이 있어 차기 회의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더 논의할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투에 대해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위원들이 추가 자료를 요청했고 추후 논의를 위해 보류했다”고 밝혔을 뿐 KB증권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이 안건 결정 이후 발생할 업계 파장 등에 대해 부담을 느껴 인원이 추가된 이후로 결정을 미룬 것이라 분석했다.
증선위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의거해 총 5명의 위원을 두도록 명시돼있다. 금융위 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두고 고위공무원급 공무원 1명을 상임위원으로 두며 금융·증권·회계 관련 학식이 풍부한 민간인 3명이 비상임위원을 맡는다. 또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르면 증선위 회의는 3명 이상의 위원이 찬성할 경우 의결이 가능하다.
앞서 김학수 전 금융위 증선위원이 지난 2월 금융위에 사표를 내고 금융결제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발생했다. 또한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와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의 임기가 끝나면서 비상임위원에도 빈자리가 생겼다. 결국 증선위원이 2명 밖에 남지 않자 금융위는 지난 11일 비상임위원 두 자리 중 한 자리에 이준서 동국대 교수가 임명, 19일 정례회의를 단행했다. 하지만 안건에 부담을 느낀 위원들이 결정을 보류했다.
현재 공석이 언제 채워질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 몫인 증선위원 자리는 두 달 가까이 공석인 상황이다. 김 전 위원이 자리를옮긴 뒤로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거론되는 인사들이 있으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비상임위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는 5월 초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도 두 증권사와 관련된 안건에 대한 결론이 지어지긴 힘들 전망이다. 금융위에서 후임자를 확정 짓더라도 5월 초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두 증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결정은 하반기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년간 단기금융업 인가를 준비해온 KB증권의 경우 증선위원 공석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앞서 KB증권은 정례회의에서 큰 무리없이 인가를 받을 것이란게 업계의 예상이었다. 이에 KB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초대형IB 준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며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신규 인력도 확보해뒀다. 또한 경쟁력 있는 금리의 발행어음상품도 자체개발했지만 인가 결정이 미뤄지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투증권의 경우 사안이 복잡한 만큼 증선위가 5인 체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한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개인에게 대출한 것으로 판단해 관련 임직원에 대한 주의~감봉 처분 및 기관 과태료 50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자본시장법상 발행어음 자금의 개인대출은 불법이다. 이중 과태료 부과는 증선위와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통상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금감원 제재심에서 정리되나 증선위에서 일부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함에 따라 금감원과 한투간의 이견 대립이 재연, 이 경우 한투증권에 대한 제재 결론은 해를 넘길 가능성도 높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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