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건설-메리츠 컨소,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수주 제동

코레일, 4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답보 상태

최고액 베팅 롯데 유력했지만 금산법 위법 검토

컨소 금융회사 지분 20% 이상 소유 문제 걸림돌

롯데건설 “출자 시 판단할 사안···자격 문제 없어”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이하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서울역 북부역세권개발 수주에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9000억원을 베팅하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예상됐지만, 재무적투자자(FI)를 주관사로 내세워 금산법 등 법리적 해석이 필요해 코레일이 긴급하게 심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4월 중순경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심사가 길어지면서 발표일을 미루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레일 법무실은 현재 롯데건설-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에 대한 법률적인 부분을 심사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대표주관사로서 출자 시 의결권이 있는 지분 20% 이상을 소유하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롯데건설-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은 이에 대한 금융위 승인을 받지 않아 이와 관련 자격 적격성에 대해 코레일이 심사 중인 것이다. 코레일 측은 내부 법리 등을 검토한 후 관계부처에 확인,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은 서울역 북부역세권개발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결권 지분 비율은 출자 시에 정하면 되는 것이고 메리츠종금증권의 의결권 지분이 20% 이상이 넘는다고 하더라도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는데 문제가 없다는 게 이유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고 나서 직접 출자 시 판단할 사항이라고 본다”며 “만약 관련 법령에 따라 금융위의 사업승인이 필요하더라도 자격을 받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역 북부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봉래동 2가 122번지 일대 서울역사 뒤 유휴 철도부지 5만여㎡ 부지를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제회의시설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업무, 숙박, 상업,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만 1조3000억~1조4000억원에 달한다.

롯데건설은 서울역 북부역세권개발사업에 마지막 입찰자로 참여했다. 기존 삼성물산과의 컨소시엄을 준비했지만, 계약조건 협상과정에서 최종 결렬돼 STX, 메리츠종금증권 등과 손잡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물산-미래에셋 컨소시엄, 한화건설 컨소시엄 등 타 참여사들과 달리 롯데건설은 금융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내세웠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진행된 서울역북부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PT에서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하면서 수주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해당 입찰가로 9000억원을 배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컨소시엄과 한화그룹 컨소시엄은 이보다 약 2000억원 적은 6000억~7000억원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