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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윤석헌 갈등설만 키운 ‘제3 인터넷은행 미인가 사태’

최종구-윤석헌 갈등설만 키운 ‘제3 인터넷은행 미인가 사태’

등록 2019.05.30 07:56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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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토스뱅크 동반 탈락에 금감원 도마 위 ‘은산분리 완화’ 반대한 윤석헌 원장 입김?혁신성과 안정성 면밀히 따져본 결과라지만금융위-금감원 엇박자에 묵은 갈등 재조명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그래픽=박현정 기자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그래픽=박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진행한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모두 탈락하자 금융감독원이 도마에 올랐다.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로 탄력을 받을 듯 했던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에 금감원이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사안에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어김없이 엇박자를 낸 격이라 최종구 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 간 갈등설까지도 재조명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의 인터넷은행 인가전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동시에 고배를 마신 데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외부평가위원회가 바로 금감원 산하 자문기구라는 이유다.

금융위는 지난 26일 전체회의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키로 한 바 있다.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토스뱅크는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인데 이는 외부평가위원의 심사 내용을 수용한 결과였다.

여기엔 줄곧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해온 윤석헌 금감원장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외부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윤 원장은 지난 2017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으로서 혁신안을 내놓으면서도 은산분리 완화가 한국 금융 발전의 필요조건은 아니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고 그 소신은 금감원장 취임 초반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금융위 측은 외부평가위원을 위촉하는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심사에도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선 윤석헌 원장에 곧바로 화살을 돌리는 분위기다. 혁신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명목으로 은산분리 문턱을 낮춘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을 통과시켰고 이번 심사를 통해 그에 따른 결실이 기대됐으나 금감원이 가로막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무위 내부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향후 금감원에 책임을 묻겠다는 말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금융위도 내심 금감원이 원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진한 규제 완화 1호 사업이라 당국 차원에서도 신경을 기울여왔는데 아무런 성과도 거둬들이지 못하게 돼서다. 더욱이 최종구 위원장은 합숙심사에 앞서 “토스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터였다. 토스뱅크에 힘을 실어주려던 의도도 있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당국 수장으로서 새 인터넷은행이 등장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기도 했다.

이에 최종구 위원장은 결과 발표 당일 브리핑에서 “두 곳 모두 탈락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 그리고 금감원의 심사결과를 오전에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며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간 수차례 충돌하며 쌓여온 금융위와 금감원 간 감정의 골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이다.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금융위와 금감원은 여러 쟁점에서 상반된 견해를 앞세우며 대립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위반과 금감원 예산편성 문제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대출 제재, 특별사법경찰관 운영안 등을 놓고도 묘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하지만 양측의 불필요한 감정싸움이 금융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사례만 봐도 금융위와 금감원이 조건부로 예비인가를 내준 뒤 본인가에서 다시 심사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었는데 불편한 관계로 인해 협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에 대해 최종구 위원장은 “은행업 인가절차는 혁신성과 안정성 측면을 균형 있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 또한 최대한 공정하고 성실하게 심사한 결과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과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부실이 사회 각 분야에 리스크를 전이시킬 수 있는 만큼 쉽게 인가를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앞선 인터넷은행의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감안해 외평위가 엄정하게 심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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