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조선소 2주간 실사 시도대우조선 노조 출입구 6곳 봉쇄···“실사 불가”현대중 노조 ‘주총 무효’ 주장···전면파업 돌입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사측의 물적분할 의결사항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대우조선 노조는 실사 저지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인수합병의 첫 단추였던 물적분할을 승인하면서 존속법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 현대중공업으로 쪼개졌다.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만들고,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을 100% 지배하는 형태로 사업 구조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한국조선해양을 중간지주사로 두고, 신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3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심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지주와 산업은행 간 주식교환 및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로 편입된다. 기업결합이 승인되지 않아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회사분할은 유효하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총에서 승인한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중공업 조영철 부사장(재경본부장)과 주원호 전무(중앙기술원장)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4일까지 2주간 옥포조선소 현장 실사를 진행하겠다는 일정 계획을 대우조선 측에 사전 고지했다. 당초 5월 중 현장 실사 일정을 잡았다가 대우조선 매각 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물적분할 이후로 시기를 늦췄다.
현장 실사 과정에서 조선소 야드 안에서 배가 건조되는 과정이나 도크 및 암벽 작업 등 여러 공정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장 실사는 서류상에 나온 수주 잔량이나 선박 제조 진행률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옥포조선소 출입을 시도하는 현대중공업 실사단 차량 진입을 무산시키기 위해 정문 등 출입구 총 6곳에 수백명의 실사 저지 투쟁단을 배치했다. 노조 관계자는 “실사단의 조선소 진입을 무조건 막아낸다는 방침”이라며 “우리는 매각 철회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10분께 현대중공업 실사단은 옥포조선소 앞 정문에서 노조원 수백명이 출입구를 막은 탓에 진입에 실패했다. 실사단은 2주 동안 노조에 대화를 요청해 현장 실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노조는 이날 전 조합원이 전면 파업을 벌이며 주총 무효 투쟁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주총 장소를 울산 한마음회관으로 정했다가 노조들이 주총장을 봉쇄하자 울산대학교로 긴급 변경해 물적분할을 승인했다. 노조 측은 이 과정에서 장소 변경사항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고지 않은 점, 주주들이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엔 불가능한 시간이었다는 점 등에서 주총 원천무효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주총장까지 50분 이상 소요되는 장소를 주총시간 30분을 앞두고 급하게 알렸다는 점에서 위법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법인이 둘로 쪼개지면서 투자 및 연구개발(R&D) 기능은 한국조선해양이 맡고, 선박을 만드는 사업부분은 신설회사가 담당하게 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회사와 사업부 물적분할이 지배구조 관점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조선사업 지배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 및 해양플랜트 발주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계열사가 입찰을 주도함으로써 출혈 입찰경쟁을 지양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