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BNK 회장, 내년 봄 임기 만료손태승·조용병, 연임 유력 여론 압도적은행권은 허인 국민은행장만 연임 유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3개 금융지주의 회장과 7개 은행의 은행장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봄 정기주주총회 때 임기가 끝난다. 이들 중 절반은 연임 가능성이 있지만 절반 정도는 현직에서 떠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자리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조용병 현 회장은 내년 3월까지가 정해진 임기다. 빠르면 올해 12월께부터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조 회장은 그동안 여러 번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 CEO 인사를 단행하면서 “나도 1년 뒤 이맘때쯤이면 차기 회장 경선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고 이후에도 여러 방면으로 연임 도전을 시사했다.
현재 전망되는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꽤 높다. 잠시 KB금융지주에 금융지주 순이익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1년 만에 선두 탈환에 성공했고 오렌지라이프나 아시아신탁 등 다양한 채널로의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 주총까지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지주사 출범 작업을 무난하게 마무리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M&A 활동을 통한 사세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공격경영으로 우리금융의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한 번 더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출범 이후 안정적으로 순항하고 있고 지주사 출범 당시의 밑그림을 완성하려면 손 회장이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 이후 역사가 짧고 규모도 적기 때문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손 회장에게는 호재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우리은행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현재 겸직하고 있는 우리은행장은 추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인데 지주 회장직과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 손 회장의 우리은행장 임기는 2020년 말까지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김지완 회장은 BNK금융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임된 외부 출신 회장이다.
회장 선임 당시 김 회장의 등장은 지방금융지주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지방은행 출신 임원들이 줄줄이 요직을 점유하던 사이 각 은행마다 각종 비리가 터졌던 만큼 외부 출신 회장이 오면 조직이 안정될 것이라던 기대감 때문이었다.
실제로 김 회장의 취임 이후 BNK금융은 안정세를 찾았고 이에 대한 영향으로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도 ‘지방은행 성골’ 출신이 아닌 사람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DGB금융은 하나은행 출신 김태오 회장이, JB금융은 국민은행에서 일했던 김기홍 회장이 선임됐다.
그동안의 긍정적 성과를 감안한다면 김지완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지만 현실적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나이다. 김 회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73세다. 국내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 70대 회장이 연임한 사례가 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임이 힘들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지역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회장 선임 당시와 마찬가지로 부산은행 등 내부 출신 임원의 발탁과 외부 출신 인사 영입 사이에서 상당한 저울질이 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 중 허인 국민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등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이중 김도진 행장은 공개적으로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허인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팎으로 영업 성과가 출중하며 노조 총파업 위기도 나름 잘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신임 또한 두텁다. 따라서 허 행장에게는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성훈 행장과 이대훈 행장의 경우는 다소 전망이 엇갈린다. 연임 가능성과 교체 가능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심성훈 행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름 케이뱅크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가 있다. 대주주 적격성 평가가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안정을 위해 연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쇄신을 위해 후임자를 내세워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대훈 행장 역시 순이익 증가와 디지털 대응 강화로 농협은행의 보수적 분위기를 일신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역대 농협은행장 중 연임 사례가 없는데다 후임 은행장감으로 꼽히는 인물도 적지 않아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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