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조사기업 61% “상반기 실적 목표치 미달” 응답수출·내수 동반하락···주력업종 다수 ‘부정적’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분기보다 14포인트 하락한 73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이하면 반대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교역 둔화세로 수출 감소가 7개월째 이어지는 등 경제 산업 전반의 성장모멘텀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 하반기 하방리스크 우려가 더해지며 체감경기가 반락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가장 많은 기업이 현재 당면한 애로사항으로 ‘국내외 경기둔화에 따른 매출 부진(54.3%)’을 꼽았다. ‘임금 상승 등 비용부담의 증가(27.9%)’,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6.8%)’등이 뒤를 이었다. ‘자금 확보의 어려움(5.1%)’, ‘미래수익원 발굴(4.4%)’, ‘기타(1.5%)’ 등도 꼽혔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전망은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3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8로 직전분기(100)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내수부문은 70으로 14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전국 모든 곳이 기준치에 못 미쳤다. 특히 자동차·부품과 기계 업종이 밀집한 ‘경북(65)’과 ‘인천(66)’의 체감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으론 광주(93), 부산(92), 전남(92), 제주(86), 전북(81), 강원(80), 충남(79), 울산(78), 서울(75), 충북(74), 대전(70), 경남(69), 대구(68), 경기(67) 등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17)’만이 기준치를 상회했다. ‘제약(100)’과 ‘조선·부품(100)’은 기준치에 턱걸이 했다.
반면 ‘자동차·부품(61)’, ‘철강(64)’, ‘전기장비(66)’, ‘기계(73)’, ‘정유·석화(75)’ 등 대부분의 주력업종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그 외에 의료정밀(117), 조선·부품(100), 제약(100), 식음료(92), IT가전(81), 화장품(72), 비금속광물(72), 섬유의류(65), 출판인쇄(62), 목재·종이(53) 등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의 목표치 달성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제조기업 10곳 중 6곳(60.6%)이 “못 미칠 것”으로 응답했다. ‘목표치 달성’은 37.3%, ‘초과달성’은 2.1%로 나타났다. ‘목표치 미달’의 이유로는 ‘내수침체 장기화(84.9%)’, ‘고용환경 변화(28%)’, ‘미중 통상분쟁 심화(18.7%)’ 등을 차례대로 답했다. ‘기업관련 규제(11.8%)’, ‘중국경제 성장세 둔화(11.4%)’, ‘기타(10.0%)’ 등도 집계됐다.
3분기 자금조달 전망에 대해서는 ‘2분기와 비슷할 것’이란 답변(56.9%)이 가장 많이 나온 가운데 ‘악화될 것(36.2%)’이란 응답률이 ‘개선될 것(6.9%)’이란 응답률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유로는 ‘판매부진 등 경영환경 악화(56.7%)’, ‘영업이익 감소 등 수익성 저하(28.5%)’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외에도 ‘까다롭고 복잡한 심사 절차(7.3%)’, ‘금리변동 가능성(2.6%)’, ‘환율변동성 심화(2.4%)’, ‘기타(2.5%)’ 등으로 의견이 모였다.
경북의 부품업체 A사는 “내수부진으로 소비자들이 고칠 것 안 고치고 살 것 안 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얼마 전 직원 몇 명이 그만뒀지만 현재 인력으로도 주문량 소화가 가능해 충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최근 원자재값 변동마저 심해 마진없이 수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인건비 등 제조단가는 오르는데 매출은 줄어 막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의 자동차부품업체 B사는 “하반기가 더 걱정”이라며 “인건비와 재료값은 계속 오르고 미중 무역분쟁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최근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이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 산업 전반의 성장역량 약화와 통제가 어려운 대외불확실성 고조로 사업운영을 보수적으로 펴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기업의 예측가능성과 투자의욕을 높일 수 있는 과감한 조치들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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