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일부 반대와 부작용 우려 속에서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고 싶다.
하지만 이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안을 포함한 최근 대책들을 보면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근본적인 취지에서 벗어난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은 지울 수 없다.
‘왜? 집값을 잡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당연 ‘국민 주거 안정’이다. 특히 이 중에도 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주거 안정 문제 해결을 위함이다.
하지만 정부의 최근 대책들은 집값 안정화보다는 집값 추가적인 상승을 막는 정도에 그친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보다는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전지역 규제가 아닌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한정시킨 것도 그렇고 분양가 꼼수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인 ‘토지비용 공개’ 등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또 국토교통부는 ‘로또분양’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기간을 늘리고, 의무거주기간 도입 등의 방안도 고려하겠다고는 했지만,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기존주택가격·전셋값 상승 우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점도 지적 사항이다.
특히 서민주거안정과 관련한 대안으로는 ‘임대주택’만 언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은 제한적이지만, 계속 ‘임대주택’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값은 예전에 8억원을 넘어섰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값 역시 5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평균 직장인의 소득수준은 지난해 기준 여성 244만9000원, 남성 356만2000원이다.
현 LTV·DTI 기준 강화 등으로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택도 없다. 중위값보다 아래인 6억원짜리 집을 사더라도 현금 3억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 시장을 규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강한 규제와 더불어 서민주거안정을 챙기는 투트랙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세부적인 소득·주택보유별 대출·청약 규제 등의 마련이 필요하다.
집값 상승만 잡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왜? 집값을 잡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정부가 다시 한 번 곱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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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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