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건조기 성능저하 논란10년 무상보증 등 대책에도 불만 여전LG전자 대표 H&A사업본부 자존심에 ‘금’자사주 매입 신호 보냈지만···시장 시큰둥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의류건조기를 향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져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건수만 2700건에 달했다.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에서 자동 세척 기능이 있는 콘덴서 안에 먼지와 물때가 끼는 등 건조 성능 저하와 악취가 유발된다는 게 소비자 불만의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이 의류건조기는 국내 최대 14kg 건조용량으로 국내 출시 의류건조기 가운데 가장 크다. 이불 코스, 침구털기 코스, 패딩리프레쉬 코스 등의 대용량을 위한 특화 코스를 갖춰 건조 시간과 전기료를 동시에 아껴주는 제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대용량 물통을 기본으로 탑재해 전원만 연결하면 집안 어느 곳에서 설치와 사용이 가능하고 ‘콘덴서 자동 세척’ 기능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그런데 이 콘덴서의 자동 세척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폭주한 셈이다.
LG전자는 이런 불만을 접수한 지난달 9일 즉시 설명 자료를 내고 “고객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비롯한 인터넷 여론은 리콜과 환불을 거세게 요구하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의 자존심인 ‘신가전’에서 논란이 발생하자 즉각 진화에 나선 셈인데 여론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모습이다.
의류건조기 결함 논란으로 LG전자 자존심에도 금이 갔다. 의류건조기를 비롯한 LG전자 가전을 이끄는 H&A사업본부는 올 상반기 매출액 11조5687억원에 영업이익 1조4451억원을 기록하며 변함없이 승승장구했다. 지난 2분기만 놓고 봐도 H&A사업본부는 매출액 6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북미·유럽·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전 지역의 판매 호조도 이어갔다.
LG전자 내부에선 백색가전 제품의 시장 성장률이 다소 낮지만 의류건조기 등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가전과 신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꼽아 그만큼 실적을 선도하는 H&A사업본부는 위상이 높다.
LG전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LG전자 내부에서도 H&A사업본부의 위상이 대단해 다른 사업본부 직원도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그래서인지 주력 제품인 의류건조기를 향한 비판 속에서 LG전자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도 눈길을 끌었지만 별다른 효과는 얻지 못했다.
이달에만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과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장(CTO) 등 12차례나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가 이달 말 있을 것으로 아는데 추후 공식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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