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부회장 ‘올드보이’ 교체 신호탄올 11월 정기인사 변화 사전예고 성격 권영수·조성진·하현회·차석용 거취 이목
구 회장이 연말 인사 관행을 깨고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LG디스플레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연말 인사에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기 인사가 두달여 남짓한 시점에 LG디스플레이의 수장을 교체한 것은 새로운 LG를 향한 대대적 물갈이의 ‘신호탄’ 성격이 짙다는 것. LG는 해마다 11월경 그룹 인사를 단행해 왔다.
재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 CEO의 교체로 다가오는 정기 인사의 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존 60대 최고경영자(CEO)인 ‘올드 보이’의 물갈이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그룹 주력 계열사 ‘60대 CEO’는 ㈜LG 권영수 부회장,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 회장 부임 후 LG의 기업 문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총수 2년 차인 올해에는 자신이 내건 혁신과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강도 높은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총수 자리에 오른 직후부터 조용하면서도 과감한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날 하현회 ㈜LG 부회장을 신임 CEO에 선임했다. 사실상 둘의 자리를 맞바꾸는 ‘깜짝 인사’가 발동한 셈이다.
이후 지난해 11월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는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3인방’을 발탁하기도 했다. 당시 구 회장은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내정하며 1974년 창립 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CEO를 수혈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 공식 선임돼 최근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등 얌전했던 LG그룹 문화에 ‘지킬 것은 지킨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식하는 데 선봉에 섰다.
또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리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LG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영입했다.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부사장도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으로 수혈했다.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총괄 부문장도 ㈜LG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영입하는 등 비교적 젊은 134명의 상무를 등용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LG 정기 인사에 앞서 일종의 ‘사전 예고’ 격이라는 해석에 설득을 더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LG 인사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대비하는 성격이 짙었다면 올해는 더욱더 구 회장 본인과 호흡하는 성격의 인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달라지고 있는 LG의 문화와 지금까지 있었던 깜짝 인사가 그 근거”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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