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그룹 운영 펜티뷰티 한국시장 진출브랜드 설립자 팝스타 리한나 직접 방한롯데免 뷰티토크쇼 2시간30분 지각 빈축신세계免 주관 파티에는 3시간30분 늦어입점 과정에서도 ‘갑질’ 시달렸다는 후문
펜티 뷰티는 아직 국내에서는 낯설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메이크업 브랜드입니다. 리한나는 2005년 데뷔한 세계적 팝스타로, 노래 실력은 물론 세련된 스타일로 전 세계적 ‘패션 아이콘’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세계적 명품 패션 기업 LVMH그룹 자회사인 뷰티 브랜드 인큐베이터 켄도(KENDO)와 함께 펜티 뷰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펜티 뷰티가 첫 아시아 시장 진출지로 홍콩, 마카오와 함께 서울을 낙점했습니다. 이달 초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에 입점했는데, 그만큼 한국 면세 시장이 상당한 위상을 갖췄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리한나가 9년만에 한국을 방문해 펜티 뷰티를 소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한국 시장에 열정을 드러냈습니다.
펜티 뷰티가 국내 면세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우리 면세점 시장의 위상이 대단히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국내 면세 시장은 지난해 연간 기준 18조9600억원 수준에 달합니다. 전 세계 면세 시장 규모가 약 80조원으로 알려져있으니, 한국 면세 시장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적 면세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면세업체 2위는 롯데, 3위는 신라이고, 2017년부터 면세사업을 시작한 신세계도 세계 9위 업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리한나가 한국에서 소화한 모든 일정에 ‘지각’을 했다는 점입니다.
리한나는 지난 16일 한국에 입국했고 이후 별다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한 후 17일 오후 5시로 예정된 뷰티클래스에 참석하기로 돼있었습니다. 이 뷰티클래스는 펜티 뷰티와 롯데면세점이 주관한 행사로, 두바이에 이어 전 세계 두번째로 서울에서 열린 것입니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 롯데면세점의 노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티켓은 12만원, 9만원 두 가지가 판매됐는데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겠지만 ‘뷰티’ 행사 티켓 치고는 고가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군요.
행사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렸습니다. 세계적 스타가 참석하는 행사인만큼 보안 검사도 매우 강도가 높았습니다. 백팩 같은 가방은 반입이 안 됐고, 아주 작은 미니백이나 핸드폰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들고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보안검사와 제품체험 등을 위해 입장은 오후 4시부터 이뤄졌습니다. 관객들은 오후 5시로 예정된 뷰티클래스를 기다리며 가벼운 핑거푸드를 먹거나 제품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행사장 안에는 들여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스탭들이 6시30분이 돼서야 행사장 문을 열어줘 관객들이 착석할 수 있었지만 이 땐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시간 이상 서 있는 후였죠. 물론 이 때 리한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리한나가 나타난 건 7시30분이 넘어서였죠. 행사 시작 시간보다 무려 2시간40분이나 늦은 것입니다. 리한나는 6시30분께부터, 즉 이미 행사에 한시간 이상 지각한 상황에서 이동 차량 안에서 ‘인스타 라이브’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차가 막혀서 늦는다는 말뿐이었습니다.
행사는 2시간40분 지연됐지만 다행히 관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던 것 같습니다. 리한나는 관객들의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했고, 쇼도 K뷰티 콘셉트에 맞춰 진행했다고 하네요. 곧 출시되는 신제품도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9시30분에는 다른 행사가 예정돼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행사는 신세계면세점이 주관한 뷰티 파티였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매장을 아예 파티 장소로 정하고 국내외 뷰티 인플루언서 250여명과 SNS 당첨자 40명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는데요. 사실 신세계면세점은 행사 당일 오후가 되도록 리한나의 참여 여부를 몰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파티에 리한나가 참석하는지 궁금해했지만 참석이 확정된 건 행사 당일 오후 늦게였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리한나가 롯데면세점 행사를 마친 시간은 9시40분이었습니다. 이미 신세계 행사에는 지각이었죠. 덕분에 신세계면세점 행사는 오후 11시로 연기됐고, 리한나는 새벽 1시에야 나타났다고 하네요.
우리 면세점들이 이 행사를 유치하고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들였을지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커집니다.
펜티 뷰티는 LVMH의 브랜드고, LVMH는 면세점 입장에서는 ‘갑 중의 갑’입니다. 한국 면세 시장의 위상과 국내업체들의 입지가 아무리 높더라도 명품 브랜드에게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기도 하죠.
실제로 이번에 우리 면세점들이 펜티 뷰티 매장을 유치할 때 펜티 뷰티와 켄도의 요구사항이 지나쳤다는 소문이 파다한데요. 리한나 내한 행사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도 펜티 뷰티와 켄도가 아주 깐깐하게 굴어 우리 면세점들이 고생을 했다는 후문도 들립니다. 리한나의 프로의식과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그녀가 왜 2시간 이상 지각을 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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