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자차 핵심 성분 ‘티타늄디옥사이드’日서 수입일본산 원료사용 많아···추가 보복 조치땐 타격 우려성분까지 따지는 소비자 중심으로 불매 확산 조짐도
당장은 삼성, SK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 타격을 받겠지만, 수출 규제가 장기화 하고 추가 보복이 이어진다면 다른 기업들에게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겠죠. 아직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업계가 있습니다. 바로 화장품업계입니다.
화장품은 원래 수입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국내 화장품·의약품 업계는 원료의 54%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걸로 알려져 있죠. 알부틴이나 세라마이드 같이 기존에는 수입에 의존하던 성분들을 국산화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미국, 일본 등 화장품 선진국에서 들여오는 원료가 상당합니다.
예를 들면 ‘무기자차’로 알려져 있는 무기 자외선 차단제는 핵심 원료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티타늄디옥사이드입니다.
무기자차는 분말 형태의 무기물질로 물리적 차단막을 생성하고 자외선을 산란시키는 방식으로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화장품을 말합니다. 티타늄디옥사이드는 정제한 흰 분말 형태의 원료로, 이 분말이 피부에 얇은 막을 만들어 UVA, UVB 등의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우수해 무기자차에는 반드시 사용되는 원료입니다. 저자극성이기 때문에 민감성 피부나 어린이들을 위한 자외선 차단제에도 사용되죠.
이 티타늄디옥사이드는 거의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일본산 티타늄디옥사이드의 품질이 매우 높아 많이 쓴다”고 귀띔했습니다. 일본은 자외선 차단제 분야에서는 상당히 앞서 있는 국가입니다. 자외선 차단제의 UVA 차단 정도를 표시하는 지수 중 하나인 PA 지수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일 정도입니다.
이러니 추후에 일본이 화장품 원료에 대한 추가 보복 조치까지 나선다면 당장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무기자차 생산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세지는 것도 화장품업계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최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 기업과 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우려 탓에 일본산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에 거부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리스트죠. 단순히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을 거부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일본산 원료를 쓴 국산 제품도 거부하겠다는 겁니다.
화장품업체 입장에서는 일본산 원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만큼 고민이 클 수밖에 없겠네요. 우선은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가 없기를 바라야겠습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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