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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논란’ 후 울먹인 권용원 금투협회장, 남은 임기 채운다

‘갑질논란’ 후 울먹인 권용원 금투협회장, 남은 임기 채운다

등록 2019.10.30 16:07

수정 2019.10.31 07:58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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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긴급 이사회 열어 거취 최종 결정 “‘괴롭힘 방지법’ 저촉 된다면 처벌 감수하겠다”“진행 중인 사안 마무리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선택”



직원들에게 폭언을 한 영상이 공개되며 ‘갑질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2021년 2월까지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금융투자협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용원 회장은 “저의 언행으로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열흘간 의견을 구하고 자중하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그는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로부터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고 경영공백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많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이사회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권 회장은 공개된 녹취록에 대한 질문에 목이 메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녹취록 내용을 해석하는 것을 따지지 않겠다. 벌을 달게 받을 생각이고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전 8시 쉐라톤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용원 회장의 거취를 논의했으며 최종적으로 권 회장의 임기 유지를 결정했다.

권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이라는 소임을 다할수 있도록 모든 열과 성을 다하고 갑질로 지적될 수 있는 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올해 안에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운전기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근로시간 체계적 관리 등 전반적 근로여건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솔선해 늦은 시간의 임직원 회식 등도 많이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지난 1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운전기사와 직원들에게 여러차례 폭언을 퍼부은 것이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권 회장은 술에 취해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퍼붓고 홍보 담당 직원에게는 기자를 위협하라고 말했다.

녹취파일에 따르면 권 회장은 자녀가 생일이라고 말하는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와요. 미리 얘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리에서는 홍보 담당 직원에게 “애들이 패는 방법을 선배들이 안 가르쳐줬단 말이야. 니가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상이 공개된지 사흘만인 지난 21일 권 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거취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을 물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주 열린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구했으며 사장단은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무금융노조는 권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퇴하지 않을 경우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을 예고한 상태다.

한편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대관업무 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권 회장은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 받아줄 때까지 다가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따른 징계 여부에 대해서도 “관련법에 저촉이 된다면 당연히 처벌 등을 감수할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권 회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기술고시 출신으로 1986년부터 2000년까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에서 15년가량 공무원 생활을 했다.

2000년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부터 2018년 초까지 키움증권 사장을 맡았으며 작년 1월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됐다.

권 회장의 임기 중 성과로는 ‘증권거래세 인하’와 정치권의 자본시장 활성화 공감대 형성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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