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약 33% 확보아이오케이컴퍼니에 재매각 추진할듯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덴트는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최대주주(75.99%)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23.24%(2324주)를 총 1150억3800만원에 넘겨받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비덴트의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율은 32.74%(3274주)까지 늘어나게 된다.
당초 빗썸은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인수를 추진해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BXA컨소시엄을 통해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1%를 400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BXA컨소시엄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지난 9월30일 계약이 종결됐다.
거래가 무산되자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주들은 빗썸 전 대표인 김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 대표가 발벗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비덴트는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주요주주이며, 빗썸코리아의 지분 10.55%도 보유했다.
김 대표는 연예기획사 버킷스튜디오를 운영했던 것 외에는 알려진 부분이 많지 않다. 오히려 빗썸 전 대표로 유명할 정도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리에 나선 적이 없어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다. 비덴트 관계자는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 추가로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 “사진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빗썸에 투자한 과정도 복잡하다. 먼저 사모펀드인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을 설립한 뒤 지난 2017년 1월 비덴트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지분율은 13.05%다. 김 대표의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 지분율은 41.02%다.
김 대표가 비덴트를 인수한 직후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마침 빗썸의 창업자였던 김대식 대표가 서버 장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직후다. 이후 김 대표는 빗썸의 대표이사도 맡았다. 김대식 전 대표가 사실상 빗썸의 경영권을 김 대표에게 넘긴 것으로 해석됐으나 구체적인 거래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빗썸을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로 키워낸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빗썸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 경영에 집중했다. 이후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빗썸 인수에 나서면서 김 대표와 빗썸의 인연도 정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병건 회장이 인수대금 마련에 실패하면서 김 대표가 돌아왔다.
비덴트가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 빗썸을 둘러싼 지배구조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먼저 ‘비덴트→비티씨홀딩컴퍼니→비티원→비덴트’로 이어지는 구조다. 비티씨홀딩컴퍼니가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고 빗썸코리아는 비덴트 지분 6.07%도 보유했다. 또한 ‘비덴트→버킷스튜디오→비티원→비덴트’와 ‘비덴트→옴니텔→빗썸코리아→비덴트’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도 존재한다. 이같은 순환출자 고리에서 김 대표는 비덴트는 물론 버킷스튜디오와 비티원의 대표도 맡고 있다. 옴니텔에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빗썸을 지배하는 대부분의 회사에 김 대표가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김 대표가 빗썸을 인수하기 위해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상장회사들의 힘을 합친 셈이다. 이는 김 대표가 빗썸 매각을 다시 한번 추진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원영식 W홀딩컴퍼니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지난달 비덴트의 전환사채 총 613만4132주를 사들였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18.04%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 아이오케이컴퍼니는 비덴트 주식 확보를 통해 최종적으로 빗썸을 인수한다는 목표다. 다시 한번 빗썸의 전면에 나선 김 대표가 매각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