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사장, 브로커리지 탈피 ‘공격경영’ 행보에도인터넷전문은행 최종 고배···IB 성적도 아쉬워증권가 “내년 감익 전망···이익 정상화 지연될 것”
지난해 취임 이후 ‘공격경영’ 기조를 이어오던 이현 키움증권 사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익다각화 일환으로 추진하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도 최종 고배를 마셨고, 이 사장이 집중하던 기업금융(IB)과 투자운용 등의 사업부문도 올해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쳤기 때문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내년 키움증권의 연간 영업이익은 4028억원으로 올해보다 4.48%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매출에서 판관비를 제외한 영업비용을 차감한 금액)과 순이익 역시 7599억원, 3021억원으로 각각 2.44%, 6.1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컨센서스대로라면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올해보다 감소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키움증권의 연간 이익은 3339억원으로 시장 예상치(3297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4분기 증시 반등으로 컨센서스 상회가 예상된다”면서도 “이익 정상화 지연이 예상됨에 따라 내년 이익은 올해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사업부문은 크게 개인투자고객 대상 브로커리지 수익을 내는 리테일총괄본부, 기관 대상의 홀세일총괄본부, 기업공개(IPO) 등을 담당하는 IB사업본부, 메자닌 투자와 PI 등을 담당하는 투자운용본부로 나뉜다. 특히 리테일 부문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이 부문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061억원으로, 이중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1046억원)이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리테일 부문에서 전체의 약 10~30%의 수익을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운용(22%), IB(18%), 홀세일(9%) 등 기타사업본부 이익 기여도도 미미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0년 설립된 이후 5년만에 개인거래 1위 증권사로 도약했다. 편의성을 개선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앞세운 키움증권의 개인투자고객 점유율은 지난해 말 25%를 넘어 지난달 30%를 상회하고 있다. 전체 개인투자자 3명 중 1명은 키움증권 거래시스템을 이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리테일 부문은 키움증권에겐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그간 리테일 분야 브로커리지 수익이 실적을 견인해온 만큼 증시 상황에 따라 실적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증시가 악화된 지난해 키움증권은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크게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키움증권은 지난해 이현 사장 취임 이후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수익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2015년 90%에 육박하던 리테일 부문 이익 기여도를 50%대로 낮췄고, 증시 변동성에 대비해 투자운용 본부 내 주식 비중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면서 채권 비중은 늘려 안정성을 강화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PI 투자 이익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국내 주식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 구조화금융, Pre-IPO 비중을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이익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키움증권의 사업다각화 노력은 과도기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 규모 면에선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으나 지노믹트리, 티움바이오 등 굵직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올초부터 추진하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은 지난달 최종 철회를 결정하며 본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IB에 집중하며 종합증권사가 되기 위해 체질개선 중에 있다. 안전할 수 있는 영역에서 벗어나 수익원 다변화의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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