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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일감 몰아주기 향해 칼 빼든 공정위

재벌 일감 몰아주기 향해 칼 빼든 공정위

등록 2019.11.29 14:19

수정 2019.11.29 15:19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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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화케미칼·미래에셋·호반건설 등 제재 착수공정위 “간접거래도 총수일가 부당이익제공행위”아모레·SPC 등 중견그룹 일감몰아주기 제재 착수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제공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에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상 기업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취임일성으로 중견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최근 공정위는 한화그룹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포착하고 제재절차에 들어갔다.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물류회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이다.

이와 더불어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의 총수 일가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주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해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CC) 등의 임대관리 수익을 미래에셋컨설팅에 몰아줬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위는 지난 국정감사 기간에서 제기된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서도 정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달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 아파트 용지를 싹쓸이하고 (사주) 자녀에게 일감을 몰아준 호반건설에 대해 조사 중이냐”고 묻자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었다.

공정위는 지난 13일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 심사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심사지침에 공정위는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를 판단하는 거래대상에 직접거래 뿐만아니라 제3자를 통한 간접거래도 포함된다는 점을 명시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법 위반 여부 판단기준에 이를 명시한 만큼 ‘사실상 추가규제’에 해당한다며 재계는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모든 용역거래를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재계의 반발에도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조성욱 위원장은 지난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계열사는 빨리 성장하지만 거래에서 배제되거나 일감을 빼앗기는 중소사업자가 발생한다”며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선 엄정한 법집행을 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일감 몰아주기는 경제 민주화 실천을 위해 청산돼야 할 적폐 중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많은 재벌들이 이를 통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두둑이 채우거나 편법적 세습을 일삼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제재 대상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 일가 지분이 20~30% 이상인 기업이다. 내부거래 가격과 정상 가격의 거래조건 차이가 7% 이상일 경우 문제가 된다.

공정위는 최근 SPC나 아모레퍼시픽 등 중견그룹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도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그룹에 대한 제재를 시작으로 공정위가 지난해부터 중점 과제로 추진 중인 자산 2~5조원 미만 중견 그룹에 대한 사익편취 제재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욱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10월 22일 열린 대한상의 초청 CEO 조찬 간담회에서 “(대기업보다) 5조원 미만의 기업집단에서 사익편취 내지는 일감몰아주기, 부당한 내부지원이 더 많이 일어난다”며 “5조원 미만의 기업집단에 대해 과거보다 많은 자료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부당한 내부지원이 있는 경우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공정위가 이번 제재를 계기로 중견 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감시망을 더욱 조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미만의 기업집단은 부당지원금지 규제는 적용받지만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은 제재 받지 않는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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