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임대 아파트 사업에 자기자본 50억원 투자···1/3 수준‘시장상황+미군감축’ 이슈 등으로 분양 일정 잠정적 보류금융권 부동산 PF대출 규제 강화···사업 악재로 작용할 듯피데스개발 “미군 이주 계속돼···이 시기 지나면 좋아질 것”
13일 금융결제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데스개발의 2018년 기준 자기자본은 143억8609만원이다. 피데스개발은 5년 전부터 평택 미군 임대 아파트 사업을 준비하면서 자기자본 50억가량을 투자했다. 피데스개발 입장에선 자기자본의 1/3 이상 투자한 사업인 셈이다.
피데스개발이 막대한 자기자본을 투자하면서 미군 임대 아파트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자사가 운영하는 R&D센터 분석 결과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데스개발은 지난 2015년부터 외국인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지난 4일 피데스개발이 주최한 ‘2020-2021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 발표 당시도 국내 거주 외국인의 소비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외국인 소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 미군 기지다. 평택 팽성읍에 조성되는 게리슨 험프리스(K-6)는 여의도 약 5배(1465만㎡)에 달한다. 미군 해외 주둔 단지 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미군 핵심 부대가 이전하면서 주한미군, 군무원, 관리 인원, 가족까지 합치면 약 4만3000명에 달하는 인구가 이곳에 모인다.
이에 피데스개발은 우미건설과 50:50 비율로 공동투자한 ‘게리슨 험프리스 파크힐즈’ 사업을 시작했다. 총 659가구 규모로 전가구 중대형 평면으로 구성된다. 미군 맞춤형 임대 아파트인만큼 외국인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시설들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바비큐 등을 즐길 수 있는 실내외 파티공간과 외국어 지원되는 각종 문화·생활지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당초 피데스개발은 연내 분양을 목표로 PF대출을 준비했지만, 잠정적으로 일정이 미뤄진 것.
피데스개발 관계자는 “정부와 미국이 주한 미군 (방위비)문제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실상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며 “올해 초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분양을 미뤘고 빠르면 내년 봄, 늦으면 하반기까지 지연될 수 있어 말못할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평택 미군 임대 아파트 수급 문제도 분양을 미룬 이유 중 하나다. 평택 팽성읍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미군 임대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많이 이뤄졌기 때문에 공실이 많다”며 “현재로선 수요가 적기 때문에 투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사업 리스크가 높아지면 PF 대출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금융권 PF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도 악재다. 피데스개발 측은 PF대출 시기를 분양 1~2달 전으로 가늠하고 있다. 분양 일정이 잡히지 않은 현재로선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다.
다만 대출이 어려워지면 현금 흐름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한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군 임대 아파트 시장이 미미한 데다, 최근 PF대출 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이런 경우 대출 자체가 안 될 수 있다. 서울 내에서도 투자할 곳이 많은데 리스크가 많은 현장에 투자할 금융권이 많진 않을 것”이라며 “현금을 돌리면서 투자를 이어가야하는 시행사 특성상 굉장히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조 속에서 피데스개발은 주한 미군 평택 이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피데스개발 관계자는 “현재 미군이 평택으로 계속 이전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내정된 PF대출 금융사가 있다”며 “미군 뿐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컨트렉터 인구가 미군 수요의 3배가 넘기 때문에, 이번 국면이 지나가고 (사업이)잘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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