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내정설 돌자 대항마로 나서당초 개혁의지·역량 갖춘 정치인 선호 재선 노조위원장 출신, 리더십 검증 자신
사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제해문 예탁결제원 노조위원장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공기관인 예탁원 수장 자리는 정치인도 넘보지 못할 정도로 관료 일색이었다. 1974년 설립 이후 14대 김동관씨를 제외하고는 정부, 관료 출신 인사가 연속해서 맡아왔다. 내부 출신 사장은 단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다.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원장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도 후보 물망에 올랐지만, 이명호 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를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예탁원 노조는 역량을 갖춘 정치인 출신을 선호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개통한 전자증권 시스템 안정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향후 혁신 성장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개혁 의지와 역량을 갖춘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 인사가 또 내려올 올 경우 숙원 과제인 ‘공공기관 지정해제’가 멀어질 수 있고 아무래도 변화 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노조의 뜻과는 달리 사실상 관료출신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지자 제 위원장이 대항마를 자처하며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제 위원장은 “사장을 공모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위관료 출신인 특정인이 내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명한 선거를 위해 공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선 노조위원장으로서 이미 리더십을 검증 받은 데다 내부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회사의 숙원 및 현안 과제를 원활히 풀어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제 위원장은 1995년 예탁원에 입사해 주식관리부, 연구개발부, 증권파이낸싱부 등에서 25년간 근무했다. 특히 준정부기관 최초로 우리사주조합 ‘한국예탁결제원 우리사주조합’을 설립, 0.8% 지분을 전 직원에게 분배함으로써 주인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작년에는 0.4%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신규 사주조합원 중심으로 분배했으며, 공공기관 최초로 1% 이상의 소수주주권을 확보해 노동 존중 문화를 확립했다.
한편, 지난 3일 마감된 예탁원 차기 사장 모집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명호 위원과 제해문 위원장 등 두 사람은 최종 사장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임원추천위원회 측은 “사장 공모와 관련 외부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공정하게 임원 추천 업무 절차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비공개로 진행한다”며 “지원 현황이나 정확한 일정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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