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서민 발길 끊기자 고소득 고객층 공략‘럭셔리 뚝뚝’ 프리미엄 매장으로 변신하루종일 놀 수 있는 체험형 메가스토어 매장도
14일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체험존을 꾸리기 위해선 매장 평수가 중요하다. 이에 두 가전양판점은 매장 평수도 꼼꼼히 따져 체험존 마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평균 200-400평 정도의 매장 면적을 300-500평까지 늘리고, 넓게는 800-1000평까지 확대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랜드는 지난 2017년 용산 본점을 파워센터점으로 리뉴얼한 뒤 전체 전자랜드 매장으로 바꾸는데 주력해왔다. 파워센터점은 고급화 전략의 ‘프리미엄 매장’을 의미한다. 현재 기준 전자랜드의 전체 매장 125개 가운데 66개가 프리미엄 매장으로 연내에는 파워센터점 7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신규매장 출점이 더딘 상황에서 전자랜드의 이 같은 전략은 온라인 강세에 대응하기 위한 셈이다. 특히 리뉴얼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프리미엄에 힘쓰는 이유로는 오프라인 매장의 장기적 측면에서 수익을 기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자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은 단순이 가전제품만 파는 매장 이미지에서 ‘크고 넓은 체험형 매장’이라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전자랜드는 매장 배치에 변화를 시도했다. 전자랜드 파워센터점은 고객의 쇼핑동선을 고려해 IT존, 모바일존, 의류관리가전존, 건강가전존, 계절가전존, 주방가전존 등 품목 별로 공간을 나누고, 고객의 체험 욕구가 큰 품목인 IT, 모바일 기기는 보다 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1층 매장 입구 쪽에 배치했다.
기존 매장 대비 체험공간과 휴식공간을 확대해 보다 편한 쇼핑 환경을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 리뉴얼 매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매장 리뉴얼 후에는 기존 매장 보다 월 매출 약 20% 증가했다. 지난 2년간 공격적인 리뉴얼로 전자랜드 연 매출도 상승했다. 2018년 7400억원으로 마감했던 연 매출은 지난해 8000억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경쟁사인 롯데하이마트에서도 나타난다. 하이마트의 올해 매장 전략은 ‘메가스토어·고급화·옴니매장’이다. 쉽게 말해 ‘온라인과 프리미엄 전략’을 합친 것이다. 하이마트는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국내 최대인 7431㎡(2248평) 규모의 가전 양판점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를 정식 오픈했다. 이를 시작으로 연내 메가스토어 10개를 선보여 가전양판점의 모습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 역시 층수별로 체험존과 판매존을 나누어 고객의 쇼핑 편의에 집중했다. 1층에는 오디오 청음, 5G 체험, 게임존 등 흥미로운 체험거리를 배치했다면 상대적으로 2층에는 실제 고객들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가전 제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제품 역시 고급 전략에 맞게 선정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대표적인 두 가전양판점이 ‘체험형·고급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여타 유통업계와 마찬가지로 가전 시장도 빠르게 온라인몰의 성장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가전시장에서도 온라인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가전양판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성능이 상향평준화 돼 있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전통적인 ‘백색가전’들의 온라인 실적이 높아지며 매장 구매의 장점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기엔 한계가 있었다. 온라인의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릴 방법은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오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매출로 연결시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 측면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의 성장은 언젠가 가격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오프라인의 프리미엄 전략이 온라인 수익과 맞아 떨어지는 시기가 곧 올 것이고, 프리미엄 전략은 그에 대비한 필수 타개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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