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31일 24대 중앙회장 선거예비후보만 13명···유례없는 대혼전 속경기 이성희, 호남 유남영 존재감 부각후보 단일화, 1차 투표 통과 등은 과제
17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제24대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오는 31일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간선제로 진행된다. 전국 1118명의 조합장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292명이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해야 하며 그 중 절반 이상의 표를 얻어야만 당선이 확정된다.
특히 이번에는 전국에서 13명의 전·현직 조합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경쟁이 한층 가열된 모양새다. 처음으로 예비후보 제도가 도입된 탓에 예년보다 많은 인물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공개된 예비후보는 ▲강성채 전남 순천 조합장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 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 조합장 ▲문병완 전남 보성 조합장 ▲여원구 경기 양평 양서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 조합장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 조합장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 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 지점장 ▲천호진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 고문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 조합장 ▲홍성주 충북 제천 봉양 조합장 등(가나다순)이다.
그 중 일각에선 2016년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 이성희 전 조합장과 유남영 조합장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선거 과정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내보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한 지난 선거에서 이성희 전 조합장이 접전 끝에 김병원 전 중앙회장에게 패한 만큼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면 경기와 호남의 ‘리턴매치’가 된다.
이성희 전 조합장의 경우 경기도 낙생농협 조합장(3선)을 거쳤고 중앙회 이사와 감사위원장까지도 맡아본 인물이다. 농촌형 조합과 도시형 조합을 모두 경험한 것은 물론 중앙회 내에서도 왕성한 행보를 보여 농협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지난 선거에서 1차 투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두터운 지지층을 자랑한다.
유남영 조합장은 전북에서 가장 오랜 기간 조합을 이끌어온 후보로 최다선(6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김병원 전 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유명한데다 임원 인사 등에 관여하는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로도 활동해 금융권 내에선 상당히 익숙한 인물로 통한다. 무엇보다 타 후보에 비해 선거 경험이 많아 올해도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외부의 예상처럼 이들의 양자 구도로 흐를지는 미지수다. 어디까지나 다른 후보와도 경쟁해야 하고 이들이 선거를 완주하려면 그 전에 여러 과제를 풀어내야 해서다.
후보 단일화가 첫 번째다. 권역 간 대결 구도가 불가피한 만큼 같은 지역 내 대의원을 결집하지 못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전남에선 문병완 보성농협조합장이 강성채 순천조합장과의 정책 연대에 성공했으며 경남에서도 강호동 후보와 최덕규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가 없는 강원과 제주지역도 포섭해야 한다.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을 시 1·2위만 통과할 수 있는 ‘1차 투표’를 넘어서기 위함이다. 현재 대의원은 ▲영남권 90명(31%) ▲호남권 63명(22%) ▲충청권 55명(19%) ▲서울·경기 54명(18%) ▲강원 24명(8%) ▲제주 6명(2%) 등으로 구성됐다. 모두 같은 지역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고 가정하면 강원과 제주 대의원 30명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농협 관계자는 “최근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가축질병 방역 같은 현안이 산적해 중앙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농정에 대한 이해가 깊고 조직을 잘 이끌어갈 인물이 회장으로 선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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