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 ‘열에 하나’는 교체 필요삼성·SK 6명···LG·영풍·셀트리온도 5명씩 바꿔야기업들 “주총 두 달 남았는데” 울상
2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상장사 중 올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기업은 최소 40곳이다. 이들 상장사 사외이사 853명 중 76명이 오는 3월 전에 교체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 비율은 약 8.9%로 사외이사 10명 중 1명 꼴이다.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해야 하는 건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서 6년 이상(계열사 9년 이상) 재직하면 연임할 수 없도록 했다.
당장 오는 3월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셀트리온은 사외이사 6명 중 5명을 올해 주주총회에서 바꿔야 한다. 2008년부터 11년7개월 째 연임 중인 김동일 인하대 교수와 이요셉 인일회계법인 고문을 포함해 조균석 이화여대 교수(11년), 조홍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7년), 전병훈 한남대 예우교수(6년)도 재선임이 불가능하다.
삼성SDI의 경우 현직 사외이사 4명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6년), 김성재 한국외대 교수(9년), 김재희 연세대 교수(6년) ,홍석주 로커스캐피털파트너스 대표(6년) 등은 모두 6년 이상 재직해 연임할 수 없다.
대기업집단 별로 보면 삼성과 SK가 각각 6명씩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한다. LG와 영풍, 셀트리온이 5명, LS와 DB가 4명, 현대차·GS·효성·KCC는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총에서 교체돼야 하는 대기업 사외이사는 76명이지만 내년 임기 만료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교체가 필요한 사외이사 수는 총 205명으로 늘어난다. 전체 853명 중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적어도 내년까지 사외이사 대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상장회사협의회는 오는 3월 주총에서 신규 선임이 필요한 중견·중소기업이 494개사, 615명으로 추산했다. 보수가 높은 대기업에 비해 사외이사 선임이 어려운 중견·중소기업들은 사외이사 확보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소재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일부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이 나왔다곤 하지만 업계의 현실을 모르고 나온 것 같다”며 “독립성, 전문성을 두루 검토해야 할 사외이사를 시간에 쫓겨 구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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