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영업익 67% 뒷걸음질대형마트 업황 부진에 수익성 훼손신세계 매출 6조 돌파···면세·화장품 호조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18조1680억원으로 10.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07억으로 전년 대비 67.4% 급감했다.
연간 이익 감소는 이마트가 2분기와 4분기 두 차례 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연결 기준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연결 누적 영업이익(1606억원)을 바탕으로 추산하면 지난해 4분기에도 1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트의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것은 이커머스의 급성장에 따라 대형마트 업황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판촉비가 늘어 수익성이 악화했고, 수익성 회복을 위해 부실 전문점 폐점 등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고처리 비용 등이 모두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실제로 조선호텔과 이마트24 같은 자회사를 제외한 대형마트와 트레이더스 등만 포함한 이마트 별도 실적만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액이 13조1548억원, 영업이익이 25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3조148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48.7%나 줄어든 수치다.
주력사업인 이마트 외의 자회사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3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0% 감소한 222억원에 머물렀다. 자체 브랜드 등 사업을 확대 중인 신세계조선호텔은 아직 연간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반면 그룹 내 백화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신세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3% 성장한 6조3936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4681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2011년 이마트를 분할한 이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매출액 5조1857억원, 영업이익 3974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신세계는 백화점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등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정유경 사장이 강남의 랜드마크로 키우기 위해 2016년 신관 증축과 전관 리뉴얼을 진행,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확장됐다. 여기에 2018년 시내 면세점 유치와 JW 메리어트 서울의 리뉴얼 오픈으로 외국인 고객까지 끌어들이며 지난해 국내 최대 매출 점포로 자리매김 했다.
정 사장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키운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 사업도 신세계 실적을 견인했다.
정 사장이 직접 공들여 키운 화장품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4250억원, 영업이익이 845억원으로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12.9%, 52.2%나 성장했다. 비상장사인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65.7%나 증가한 2조2596억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양사의 실적은 갑작스러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악재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유통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영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마트의 경우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오프라인 매출 감소는 불가피 할 것”이라며 “1~2월 기존점은 신종 코로나 우려에 따른 매출 감소로 연초 초특가 행사였던 ‘초탄일’ 효과가 크게 희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1~2월 오프라인점 부진은 쓱닷컴 성장이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1월에는 설이 포함돼 있음에도 온라인 성장세가 27~28%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월에는 30%대 이상도 가능할 것이고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백화점은 전염성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고자 하기에 고객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공포감이 극대화됐던 2015년 6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액이 각각 11.9%, 10.2% 하락하며 극도로 부진했는데 이를 비춰볼 때 올 2월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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