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시스템·시스템옴므’, ‘신세계인터 스튜디오 톰보이’,LF ‘헤지스’, 코오롱FnC ‘슈콤마보니·왁’ 등 해외시장 노크성장 정체 만성화에 ‘글로벌 브랜드 육성해야 생존’ 위기의식
국내 대형 패션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적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장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지선 회장은 한섬의 해외 진출 브랜드로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를 낙점했다. 한섬은 올해 초 시스템·시스템옴므 해외 수출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기획 프로세스인 ‘선(先)기획 시스템’을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와 함께 한섬은 시스템·시스템옴므를 통해 유럽, 북미는 물론 아시아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 1월과 3월 프랑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두 차례 ‘시스템·시스템옴므’ 2019 FW 단독 쇼룸 행사를 열고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홍콩 등 패션‧유통 업체와 홀세일 계약에 나섰다. 또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3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19 FW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여해 쇼룸 행사도 벌이고 있다.
한섬은 시스템·시스템옴므를 통해 유럽과 북미에서 홀세일에 주력하고 아시아 시장은 매장 출점과 유통망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구사한다는 구상이다.
정유경 사장은 지난해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 중국 법인 ‘신세게인터내셔날 차이나’를 세우고 중국 진출을 공식화 했다. 중국에 직진출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첫 브랜드는 신세계톰보이의 국내 최장수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다.
정 사장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지난 2011년 신세계톰보이를 인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품에 안긴 신세계톰보이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고, 스튜디오 톰보이도 다시 정상급 여성복 브랜드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중국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했고 그 결과 중국 시장을 첫 번째 해외 매장으로 선택하게 됐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지난해 알리바바의 티몰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고 계획보다 빨리 중국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이달 1일과 5일 각각 북경과 서안에 있는 SKP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 지난 1월~3월 온라인에서 목표 대비 120%의 실적을 거둘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본걸 회장은 내년 론칭 20주년을 맞는 토털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의 해외 사업을 본격화 한다. 이미 중국 시장 등에 진출한 헤지스를 유럽 등 패션 선진국에도 선보여 글로벌 파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헤지스는 최근 세계적인 해외 디자이너들을 대거 영입했다. 우선 헤지스는 벨기에 출신 세계적인 디자이너 팀 코펜스(Tim Coppens)를 글로벌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 시켰다. 팀 코펜스는 보그너와 아디다스 선임 디자이너를 거쳐 랄프로렌 미국 뉴욕 본사의 디자인 디렉터, 칼라거펠트 CD,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의 총괄 CD를 역임했다.
또 헤지스액세서리와 헤지스골프는 각각 유명 디자이너 나타샤 드마이어(Natasha DeMeyere)와 이나고 쿠미코를 CD로 기용해 브랜드 리뉴얼을 맡겼다. 나타샤 드마이어는 코치, 토리버치,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디자이너 출신이며 이나고 쿠미코는 일본 골프웨어 파리게이츠를 28년간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말 코오롱FnC로 복귀해 패션사업 부활의 중책을 맡은 이규호 COO도 연초부터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와 골프웨어 브랜드 왁을 통해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슈콤마보니는 해외 편집숍과 백화점 등을 통해 다양한 판매처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려온 슈콤마보니는 최근 2~3년 동안 판매처가 안정화되면서 지난 2월 기준으로 약 20여 개 국가에 50여개 유명 편집숍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2016년 론칭한 코오롱의 후발 브랜드 왁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앞두고 지난달 아시아 최대 골프 박람회 재팬골프페어(Japan Golf Fair)에 참여했다. 코오롱FnC는 이곳에서 2019 봄·여름(SS) 신제품을 공개하고 왁에 대한 해외 반응을 살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패션업체의 브랜드가 해외에 나가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경우가 거의 없다”며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해외 시장에 뛰어드는 브랜드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