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웨딩시즌 성수기 앞두고 비상한 달 여 남은 봄 정기 세일도 고민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들어 잠시 소강상태였던 코로나19가 18일께부터 대구·경북 지역에서 급격히 퍼지면서 다시 백화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들어(2월 1일~23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2019년 2월 2일~24일) 11.7% 감소했는데, 이 중 지난 22일부터 23일 양일간 매출 감소폭이 15.3%로 더 높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0.1% 소폭 신장한 반면, 19일부터 23일까지는 25.9% 뒷걸음질 쳤다.
AK플라자 역시 지난해 8월 문을 닫은 구로점을 제외한 기존점 매출이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전년 동기보다 34%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K플라자의 매출액은 올해 들어 약 15% 감소했는데, 18일 이후 입은 타격이 더 큰 셈이다.
백화점의 매출 감소는 코로나19 공포감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집객이 어렵고,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점포가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백화점 명동본점과 전주점·영등포점·창원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김해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AK플라자 수원점이 확진자 방문으로 문을 닫은 바 있다. 또 백화점업계는 지난 10일 방역을 위해 전체 점포가 긴급 휴무에 들어갔는데 그날 하루에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업계의 피해가 지금보다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의 올 1분기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정도 역신장 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다만 3월에도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는다면, 위의 매출 전망치는 더 하향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신학기와 웨딩시즌 등 봄철 대목을 앞두고 비상이다. 통상 3월은 백화점 매출 성수기로 꼽히지만, 당장 3월 초까지는 대형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백화점업체들은 고객이 많이 모이는 행사들을 연기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머스포츠’의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당초 오는 28일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2주 가량 미루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28일부터 예정돼 있던 가을·겨울 상품 클리어런스 세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한화갤러리아는 10년만의 신규 점포인 ‘갤러리아 광교’ 오픈을 당초 오는 28일에서 3월 2일로 사흘 미뤘다. 고객이 많이 오는 요일인 금요일을 피해 월요일에 오픈하기 위한 것이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봄 정기세일 역시 예정대로 치르지 못할 가능성이 조금씩 제기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모두 3월 봄 정기세일 일정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상적인 판촉 행사와 마케팅 활동까지 모두 멈춘 만큼 예정대로 정기세일을 한다 하더라도 매출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봄 정기세일을 한다, 안 한다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예상보다 더 길어져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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