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측 확보 지분율, 카카오 이탈에도 37% 육박3자 연합, 의결권 3.2% 제한 변수···최악엔 31% 미만의결권 자문사 2곳 조 회장 편···서스틴 연임안 반대
아직 주총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대체적인 지표들은 조 회장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다. 우선 지분율로는 조 회장 측이 우세하다. 권고안을 발표한 주요 의결권 자문사 3곳 중 2곳이 조 회장 편에 섰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 자리 등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3자 연합의 명분은 약화되는 분위기다.
◆조원태, 잠재우군 총합 36.91%···3자연합, 의결권 제한시 30.98%=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난 지분율로만 보면 조 회장이 승기를 잡은 형국이다. 조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와 ‘백기사’ 델타항공 지분 10.00%를 확보했다. 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 경동제약 등 잠재적 우군까지 포함하면 33.11%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가 보유한 지분 3.8%를 더하면 36.91%다. 이들은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사내 인트라넷인 임직원정보시스템에서 안건별 찬반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오는 20일, 사우회는 23일까지다.
그룹 임직원들은 조 회장 체제를 강력 지지하고, 3자 연합을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진칼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으로는 찬성표가, 3자 연합 안건은 반대표가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카카오는 조 회장 백기사로 알려졌지만, 최근 한진칼 지분을 일부 매각해 1% 이하로 떨어트렸다. 조 회장이나 3자 연합 중 한쪽 편에 서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중립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3자 연합은 KCGI 17.29%,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반도건설 8.20% 총 31.98%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강성부 KCGI 대표와 친분이 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2.2% 가량을 더하면 34.18%로 파악된다.
한진칼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반도건설을 허위공시로 고발했다. 반도건설이 올해 1월10일 이전에 사들인 지분 3.28%에 대한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만약 허위공시 판정이 난다면, 반도건설이 이번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은 5%로 제한된다. 3자 연합의 총 지분은 30.98%에 그칠 전망이다.
◆의결권 자문사 2곳은 조원태, 1곳은 3자연합 편=의결권 자문사들이 내놓는 권고안은 한진칼 주총 표대결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의결권 자문사는 주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조언한다. 한진칼 주주 중 약 15% 안팎이 기관투자자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주요 의결권 자문사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대신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ISS, 글래스루이스 6곳을 꼽을 수 있다.
현재까지 권고안을 제시한 곳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ISS, 서스틴베스트 3곳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ISS는 조 회장에게 유리한 입장을 내놨다. 서스틴베스트는 정반대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자문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또 한진칼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후보 전원에 찬성 투표를 권했다. 반면 3자 연합이 낸 이사 후보 전원에도 찬성하지만, 의결권은 행사하지 말고 기권하는 ‘불행사’를 권고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회원사들에 조 회장,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 5명에 대해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서강대 교수, 최윤희 건국대 교수에게만 찬성표를 제시했다.
3자 연합이 제출한 의안에 대해서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만 찬성 의견을 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나머지 후보 6명의 이사 선임에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조 회장의 연임과 한진칼 측 사외이사 후보인 박영석 교수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나머지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주의적 찬성’ 입장을 냈다. 3자 연합 측 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는 찬성을 권고했다.
아직 3곳의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권고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조 회장이 2대 1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가 비슷한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조 회장이 이길 것이라 점치기도 한다.
◆권홍사 회장 경영참여 본심···퇴색된 3자연합 명분=최근 반도건설의 지분보유 목적을 두고 의혹이 불거졌다. 권 회장은 지난해 조 회장 등 한진칼 대주주를 만나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후보자 추천을 해달라’, ‘한진칼에 등기임원이나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 등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3자 연합은 올해 1월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으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명분을 쌓았다.
권 회장이 애초 한진그룹 경영권은 물론, 유휴자산 개발 이익까지 노리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3자 연합의 분쟁 명분은 퇴색되고 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중 이형석 수원대 건축도시 부동산학부 교수와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가 반도건설 측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도 재계의 지적을 받고 있다.
3자 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복귀를, KCGI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권 회장의 이번 발언으로 3자 연합이 각기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힘을 모았다는 합리적 의심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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